최근 남녀간 富의 불평등 부각… 회사 내 여성 역할 중요성 이해시켜야

입력 2015.11.14 03:04

태미 에릭슨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태미 에릭슨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태미 에릭슨(Erickson)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여성 경영학계의 대모(代母)다. 경제 전문지(誌) 포천의 '세계 500대 기업' 선정 위원이며, 컨설팅그룹 매킨지가 선정한 이 시대 경영 석학이기도 하다.

에릭슨 교수는 "부의 불평등이 세습되는 것은 인간 본성 때문에 당연하다"며 "하지만 이를 도덕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들어 부각된 문제는 기업 내 남녀 부의 불평등"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남성 권력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학계에서 떠오르는 '부의 불평등'은 직장 내 남녀 간 (임금 등 대우) 불평등입니다. 사실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서구에서도 여성이 대학 진출을 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 세대부터입니다. 부모 세대만 해도 여성의 대학 진학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성의 역할이 회사 발전에 얼마나 중요하고, 경제적으로 득이 되는지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이 많은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직원 만족도가 높아 인재를 확보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이유를 분석해보니 여성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대변인 역할을 자처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불평등 문제의 뿌리는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사람의 지위나 삶의 만족도, 행복이 미리 결정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원래 자본주의의 장점은 모두에게 같은 출발점(出發點)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자가 자식에게 부를 물려주고 싶어 했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당연한 인간의 본성입니다. 부를 세습하지 못하게 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을 해서 부를 지키고 싶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가지고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가치 판단을 하는 데 반대합니다.

부자들이 주변에서 손가락질 좀 한다고 부를 세습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본성 자체가 '내가 더 가지고 싶고, 내 배만 부르면 됐지'입니다. 부자들에게 '왜 평등한 사회가 본인들에게 필요한지'를 납득시켜야 합니다.

그 예로 제가 자주 거론하는 것이 '국가 간 부의 동조화(coupling)' 현상입니다. 최근엔 미국 등 경제 강대국들이 혼자 잘산다고 그 나라 경제가 부유해지지 않습니다. 미국조차도 다른 나라 경제와 무역 등으로 강하게 엮여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미국 경제에도 바로 영향을 줍니다.

개인 간 불평등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은 절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부를 나누고, 사회 체제에 만족할 때 그 사회가 건전하게 운영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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