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자체를 개선하는 것보다 부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해결을

입력 2015.11.14 03:04

아닐 굽타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대학원 학과장

아닐 굽타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대학원 학과장
아닐 굽타(Gupta)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대학원 전략·기업가정신과정 학과장은 세계 최고의 신흥국 경제 문제 전문가이다. 그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중국·인도연구소의 최고 고문이며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전문대학원의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굽타 교수는 "자본주의 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해 자리를 잡으며 신흥국 경제가 성장하고 국가 간 부의 불평등은 완화됐다"고 주장했다. 대신 국가 내에서의 불평등은 커지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유층들이 부의 재분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부의 불평등' 문제는 어떤 면으로는 격차를 줄이고 있고, 어떤 면으로는 격차를 늘리고 있습니다. 먼저 신흥국의 경제성장은 국가 간 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80%는 신흥국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신흥국들의 경제는 선진국과 비교해 2~3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년 전과 비교해 신흥국의 하위 20%와 선진국의 하위 20%의 계층 차이는 놀랍도록 줄었습니다. 국가 간 불평등이 해소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국가 내부, 사회 내부의 불평등은 확실히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 내에서 부유한 계층은 더 부유해졌지만, 그렇지 않은 쪽은 더 가난해진 것입니다. 부와 가난의 차이가 더 극명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입니다.

자본주의 내에서 불평등이 커진다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혁명(social revolution)'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다는 절망감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프랑스혁명 등을 보면 알 수 있지요? 태어나면서부터 삶의 차이가 결정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불만감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것이 자본주의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죽기 위해 태어났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웃음).

이런 문제는 자본주의 자체를 개선하는 것보다 부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부자들이 기부를 늘리는 등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들이 부의 재분배에 앞장설 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불평등 문제의 해결을 외치는 주체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이 아니라 '성공하고 부를 이룬 자'들이어야 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보세요. 많은 성공한 기업가가 다른 스타트업을 돕는 식으로 부의 재분배를 촉진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은 '투자'라는 명목하에 다른 기업들을 돕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커질수록 부의 재분배도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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