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피케티·약간 다른 디턴·온건한 앳킨슨… 부유세 도입·기업 권한 축소 등 다양한 주장

입력 2015.11.14 03:04

부(富)의 불평등 문제는 정통 경제학에서 주된 연구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불평등 문제에 항의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 벌어지자 집중조명을 받게 됐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부터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불평등 측정 지수인 '앳킨슨 지수'를 개발한 앤서니 앳킨슨 런던정경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불평등 문제 논의는 지난해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1세기 자본'이란 책을 내면서 정점을 찍었다. 피케티는 이 분야의 신진 학자이지만 강렬하고 과격한 주장을 펼치면서 이목을 끌었다. 그는 불평등을 '사회악'이며 혁파해야할 대상으로 봤는데, 불평등 연구 학자들 중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선진국의 300년간 소득세 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1%'에 소득이 집중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세습된다"고 주장했다.

디턴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불평등이 발생하고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피케티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빈부 격차 때문에 기업가 정신이 생겨나고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피케티와 다르다.

피케티의 '대부(godfather)'라고 불리는 앳킨슨은 디턴과 함께 올해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강력히 거론된 인물이다. 평가자의 주관적 가치 판단을 고려한 불평등 지수인 앳킨슨 지수를 개발한 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불평등 수준이 자본주의 도입 이전으로 회귀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유세' 등 강력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케티보다 온건하며 낙관론적이고, 대안을 중시한다. 신간 '불평등을 넘어(Inequality)'에서 "우리가 진짜 원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최근 연구는 '세대 간 불평등'이다. 그는 "기회가 평등해도 결과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무시할 수 없고, 무엇보다 결과의 불평등이 다음 세대에는 기회의 불평등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해결 방법으로 국민이 성인이 될 때까지 교육이나 소규모 창업 등에 쓸 수 있는 '기초 자본'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이 자금의 기반이 부유세다.

스티글리츠 역시 최근 힐러리 대선 캠프 등에서 정책 조언을 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낸 신간 '대분열(The Great Divide)'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은 신화가 됐다"며 "미국은 소득 불평등 수준이 다른 국가보다 높고 성공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지 못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로 인해 "미국인들이 수입이나 교육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확률이 높아졌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 수준을 조정하는 기업의 독점적인 권력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