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이 다른 학문으로부터 고립되면 안돼… 경영학도에게 코딩·기술 창업도 가르쳐

입력 2016.08.13 03:06

버트 드 렉英 UCL비즈니스스쿨 학장

버트 드 렉英 UCL비즈니스스쿨 학장
"경영학은 다른 학문으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안 됩니다. 요즘 기업들의 관심사는 혁신과 기업가 정신, 빅데이터 같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입니다. 이전까지 경영학은 회계와 리더십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경영진에도 수학과 공학, 기술 분야에 능한 인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버트 드 렉(De Reyck·45) 영국 런던대학교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비즈니스스쿨 학장은 학문 간 연계와 기술 전문 경영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UCL은 킹스칼리지, 런던비즈니스스쿨(LBS), 소아스(SOAS) 등과 함께 영국 왕립대 연합체인 런던대학교를 구성하는 종합 대학으로, 영국 내 명문대 연합체인 러셀그룹의 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UCL 비즈니스스쿨은 지난해 정식으로 출범한 신생 경영대학원이다. 런던의 금융 중심지인 캐너리 워프(Canary Wharf)에 자리를 잡았다.

"2007년 공과대학 산하에 경영학과를 신설했고, 지난해 별도 단과대학으로 독립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경영대학을 별도로 설립하지 않은 명문 종합대는 미국 브라운대와 프린스턴대, UCL 정도가 유일했습니다. UCL은 의학, 제약학, 공학, 자연과학 등 연구 분야가 다양해 신기술과 신제품을 많이 개발할 수는 있었지만, 이를 상업화할 연결고리가 없었죠. 다소 늦었지만 경영대학을 세운 것은 이 때문입니다."

―경영학도 타 학문과 연계해야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문 간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년쯤 전에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가 경영대학원을 설립할 때, 성공한다 예상했던 것도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전공 간 연계가 가능한 종합대라는 이유였습니다.

UCL 비즈니스스쿨은 빅데이터 분석과 컴퓨터공학 등 신기술에 특화된 경영학을 가르칩니다. 경영학 전공 학생들도 코딩(coding·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 데이터 분석법 등 컴퓨터공학과의 전공 과목을 수강합니다. 기술 창업, 건강관리 경영, 정보관리경영 등 기술 특화 전공을 개설했고, 화학과·수학과·경영학과 공동 석사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런 교육법이 실제로 성과를 냈습니까.

"UCL은 그동안 학생 창업에 500만파운드를 투자했습니다. 사업 기획안을 발표하고 평가받는 과정을 통과하면 학교에서 전환 대출 형태로 자금을 제공합니다. 성장 전망이 좋은 회사라고 판단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계속 투자하는 겁니다. 이후 지분을 매각하거나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성공적인 사례로 벙글(Vungle)이라는 모바일 광고 회사가 있는데, 다른 앱이나 게임 속에 비디오 광고를 넣어 홍보해줍니다. 3~4년 전에 학생들이 창업할 때 저도 개인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벙글은 연 매출이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인 회사로 성장했고, 내년을 목표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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