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마다 특색 메뉴 '쉐이크쉑' vs. 3대째 같은 메뉴 '인앤아웃'

입력 2016.08.13 03:06

다른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

미국 최대 식품 시장은 햄버거 시장이다.

2014년 기준 시장 규모는 733억달러(약 80조786억원)로 2위인 피자 시장의 두 배다.

이 시장에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승부하는 신흥 체인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부의 쉐이크쉑과 서부의 인앤아웃. 이 둘은 탄생한 지역만큼 다른 경영 방식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동부의 쉐이크쉑과 서부의 인앤아웃
전문 경영인 對 대가족 경영

쉐이크쉑은 스타 경영인 대니 마이어의 손에서 탄생해 랜디 가루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인앤아웃은 3대째 내려오는 가족 기업이다.

쉐이크쉑의 마이어 회장은 자서전 '세팅 더 테이블' 발간 후 TV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 인사지만, 인앤아웃의 린시 스나이더 회장은 결혼 횟수와 자녀 수도 제대로 공개된 적 없을 정도로 은둔형 경영자다.

스나이더 회장이 은둔형이 된 이유로 일각에서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거론한다.

인앤아웃이 화제가 된 건 2000년대 들어서지만, 그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 캘리포니아주(州) 남서부 볼드윈파크의 한 교차로에서 해리·에스더 스나이더 부부가 햄버거 가게를 낸 것이 시작이다. 이 매장은 캘리포니아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였고, 곧 마을의 명물로 떠올랐다.

인앤아웃이 매장을 확장하기 시작한 건 차남인 리치가 회사를 물려받고 나서다. 그는 1990년 샌디에이고점을 시작으로 네바다 등 다른 주(州)로도 매장을 확대했다. 하지만 리치는 비행기 사고로 젊은 나이에 사망하고, 형인 가이가 물려받아 확장 정책을 이어갔지만, 그 역시 약물 과다 복용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2010년 회사를 물려받아 6대 회장에 오른 건 당시 28세에 불과했던 가이의 딸 린시다. 현재 34세인 린시는 블룸버그가 선정한 미국 내 젊은 여성 부자 순위 중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창업자에 이어 2위다. 지금은 두 신탁회사가 인앤아웃 지분 72.4%를 갖고 있지만, 1년 후 35세가 되면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 블룸버그가 평가한 인앤아웃의 기업 가치는 11억달러. 하지만 린시는 지난해 CNBC 인터뷰에서 "앞으로 회사를 상장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나는 가족들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더욱 단단하게 가족 기업의 전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성 對 통일성

두 회사는 경영 스타일만큼 메뉴에 대한 철학도 다르다. 쉐이크쉑은 매장을 낼 때마다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한다. 지난해 기업을 상장했고, 앞으로도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지점을 내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인앤아웃은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동일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해외는 물론, 미 서부 밖으로도 나가지 않는다. 모든 재료를 본사에서 배달한다. 배달이 불가능한 지역은 매장을 내지 않는다. 제조 노하우 유출을 막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3대 경영으로 내려왔지만, 메뉴도 창업 초기와 같다.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더블(패티가 두 개) 등 세 가지뿐이다. 냉동 고기와 전자레인지, 적외선램프는 쓰지 않는 원칙도 변하지 않았다.

이런 철학은 린시의 할아버지인 창업자 해리 스나이더부터 내려왔다. 해리는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부터 매일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와 햄버거를 만들 정도로 재료의 신선도를 중시했다고 한다. 이런 고집 때문인지 인앤아웃은 각종 햄버거 순위에서 1위로 뽑힌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관인 랭커가 지난해 발표한 최고의 버거 순위에서도 인앤아웃의 더블더블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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