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소득주도·혁신 성장 균형 있게 추구할 수 있어"

입력 2017.10.12 09:43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위클리비즈 글로벌 콘퍼런스 2017’에서 “불평등은 하루이틀의 일도, 우리나라 만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성장을 위해서는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위클리비즈 글로벌 콘퍼런스 2017’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이념이나 주의가 아닌, 균형적이고 실리적인 정책을 추구할 수 있다"며 노동자의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 혁신을 추구하는 ‘위코노믹스(WEconomics)’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위코노믹스는 영단어 우리(we)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 구조를 뜻한다.

박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인 ‘J노믹스'도 위코노믹스와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평했다. 문재인 정부는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대비, 중소·벤처기업 육성, 세제 개편을 통한 소득 재분배 등을 골자로 한 경제 정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열심히 달려온 길이라도 잘못된 줄 알았으면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할 일이고, 새 정부도 이를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는 공평하게, 경쟁은 공정하게, 결과도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입니다."

박 시장은 구조 전환이 시급한 이유로 우리 경제가 불평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이중고에 빠진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위코노믹스의 핵심 전략은 ‘네 바퀴 성장’이라며, 자동차에 비유하면 앞바퀴만이 아닌 네 바퀴, 경제적으로 보면 재벌·대기업만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에 고루 성장동력을 전달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저고용의 늪에 빠져 있는데, 4륜 구동방식(자동차)은 험로에 강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노동권익 개선과 복지 확대를 통해 네 바퀴가 동시에 가야 합니다.”

박 시장은 위코노믹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여러 경제주체가 활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한편,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 정책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은 양립 불가능한 개념이 아니라 균형 있게 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코노믹스의 한 날개는 노동자의 소득을 높이는 정책이고, 다른 한 날개는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양자택일이 아니라 양날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한 정책으로 ▲서울시청과 산하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 적용 ▲골목 소상공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공정거래 프랜차이즈 인증제 등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은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이 밀집해 인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연구개발(R&D)과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의료산업 등 4차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모든 정책의 성과가 지금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고, 혁신의 본질이 그렇다"며 “일관된 철학으로 정부가 꾸준히 투자하고 제도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런 노력들이 축적되면 ‘J커브'처럼 어느 시점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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