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이상 밑지는 '올림픽 경제학'

    • 앤드루 짐발리스트美 스미스대 교수

입력 2016.08.20 03:05

하계 올림픽의 경우 경기장 건설 등에 200억달러 쓰고
중계권료 등 수익은 45억달러

앤드루 짐발리스트美 스미스대 교수
앤드루 짐발리스트美 스미스대 교수

올림픽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른다. 올림픽 개최국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올림픽 사례들을 실제로 따져보면,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요즘 하계 올림픽 유치 비용은 경기장 건설과 보수, 대회운영과 보안유지, 추가 인프라 건설 등을 포함해 보통 150억~200억달러 사이다. 이와 비교해 스포츠 방송중계권료(이 중 75%는 IOC의 몫이다), 국내외 후원사와의 계약, 입장료, 로고 및 올림픽 마크 캐릭터 사업 등을 통해 개최 도시가 얻는 수익은 35억~45억달러 사이다. 손익을 따져보면 올림픽 개최는 100억달러 이상 밑지는 장사인 셈이다.

올림픽 유치 경쟁에 뛰어든 도시들은 올림픽 유치로 인한 적자가 단기간에 국한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올림픽 유치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산업 발전, 해외기업 투자 유치, 무역 증진을 통한 장기 경제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거 사례들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관광산업은 올림픽 덕을 봤을까. 런던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7~8월에 영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평소보다 오히려 5% 줄었다. 경기장 주변인 피커딜리 광장에 있는 상점과 식당, 영화관, 박물관은 올림픽이 개최됐던 17일 동안 거의 파리만 날렸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올림픽이 열리는 개최 도시들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리고 교통 체증, 높은 물가, 보안상의 문제를 겪기 때문이다. 올림픽 유치는 소문에 좌우되는 관광산업에 득보다는 실을 안겨준다.

그리고 기업들은 특정 도시가 단순히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해서 해당 도시에 투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도시가 막대한 올림픽 유치 비용으로 재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비즈니스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올림픽 개최 도시가 받는 공개 조사도 해당 도시의 이미지에 오히려 마이너스다. 이번 하계 올림픽 개최 준비 과정 동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때 아름다운 자연과 자유로운 생활 방식으로 알려졌던 이 도시는 이제 부정부패, 폭력, 심각한 교통 체증과 환경오염, 불안정한 정치, 지카 바이러스의 대명사가 됐다.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장기적으로 득을 보는 분야는 하나다. 바로 인프라 구축이다. 리우의 경우 국제공항과 도시 내 항구를 보수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인프라 건설을 통해 얻는 10억달러 정도의 수익은 올림픽 유치에 쏟아부은 190억달러를 메꾸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게다가 올림픽 유치에 쏟아부은 돈은 리우 시민들과 방문자들을 위해 쓰이지도 않았다. 해변가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과 10마일 떨어진 바하다티주카를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이 한 예다. 초기 예산의 거의 두 배인 29억달러를 들여 완공한 이 노선으로 바하다티주카의 땅값이 올랐지만, 리우의 악명 높은 도시 교통 체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리우 도시 북부와 서부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통근 지옥을 겪어야 한다.

리우는 수자원이 매우 부족한 도시임에도 이번 올림픽을 위해 마라펜디 자연보호구역에 새로 골프장을 지었다. 전문가들은 이 골프장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물을 낭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림픽 경기장 사이를 연결하는 버스 노선은 이미 좁아터진 도로들을 더 좁게 만들어 교통 체증을 가중시켰다.

그뿐만 아니다. 리우시(市)는 총 32개의 경기장과 선수촌, 방송 센터, 녹지대 조성과 주변 경관을 정돈한다는 명목하에 개최지로 선정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7만7000명 이상의 주민들을 도시 밖으로 쫓아냈다.

올림픽 유치는 어떤 도시에나 큰 경제적 도박이다.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IOC의 교통, 통신, 숙박 부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선진국 역시 기존 산업들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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