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성장 가능" 對 "미국 대공황 닮은꼴"

입력 2016.08.20 03:05

학자들, 中 경제 백화제방式 진단… 위협 요인은 이견 없이 "기업부채·부동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철강과 석탄의 과잉 생산설비 감축 실태를 전면 조사할 것"이라며 진척이 느리거나 불법 증산을 한 경우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자오천신(趙辰昕)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도 거시경제 동향 기자회견에서 철강과 석탄의 올해 생산설비 감축 목표를 7월말까지 47%, 38% 달성하는 데 그쳤다며 일부 지역에서 과잉 생산설비 감축의 중요성과 긴박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중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과잉공급 해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두 자릿수 고성장을 마감하고 중속 성장 시대로 진입한 대전환기 중국 경제의 단면이다. 이런 중국 경제의 향방을 두고 백화제방(百花齊放)식 진단과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서방학자라고 모두 비관론을 펴거나, 중국 학자들이라고 낙관론 일변도인 건 아니다.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론 중도론 비관론으로 다양하다.

[그래픽] 중국 경제에 관한 전문가 견해
중국 경제 낙관론자로 꼽히는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모건스탠리 전 아시아 회장)는 이달 초 중국 제일재경일보 인터뷰에서 "중국은 안정적인 성장과 경제구조 개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며 "향후 5~10년 동안 5% 안팎의 더욱 균형 잡힌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치 교수는 "일본이 수출에 기댄 성장 모델 전환을 거부하고 부채가 많은 탓에 잃어버린 25년을 겪은 걸 이해하는 중국은 같은 길을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의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도 향후 5년간 중국 경제가 6.5%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내년 상반기 중국 경제가 U자형 반등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현재 중국경제가 미국의 대공황 때와 닮았다"(앤디 셰 모건스탠리 전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거나 "향후 5~10년 내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리쉰레이 하이퉁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이라고 비관론을 펴는 학자들도 있다.

중도론자에 해당하는 위융딩(余永定)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6.5% 성장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위협 요인으로 로치나 리다오쿠이 같은 낙관론자는 물론 리쉰레이(李迅雷) 같은 비관론자도 과도한 기업부채를 꼽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주요 리스크로 보는 학자도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구분이 없다. 천즈우(陳志武) 예일대 교수, 우징롄(吳敬璉) 국무원발전연구중심 고급연구위원 같은 중도론자나 앤디 셰 같은 비관론자들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중국 경제 리스크를 보는 시각은 차이가 작지만 중국 당국의 해결 능력과 의지를 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법으로는 리다오쿠이나 천즈우처럼 강력하고 효율적인 부채 축소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위융딩처럼 6.5%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리쉰레이는 6.5% 성장 목표 집착을 버리고 공급 측 구조 개혁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기순 중국 삼성경제연구원장은 "중국 정부 내에도 성장률 하한선을 지켜야 한다는 시각과 개혁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혼재돼 있다"고 전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