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국 화폐 평가절하 막을 필요 없어

    • 나라야나 코철러코타(전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입력 2016.05.21 03:06

다른 G7 국가들 이득… 미국은 손해 안 봐

나라야나 코철러코타(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나라야나 코철러코타(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미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미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평가절하할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 사실 자국 통화 가치를 서로 낮추려는 '환율전쟁'은 오히려 글로벌 경제에 이로울 수 있다.

이달 말에 열리는 주요 7개국(G7, 미국·영국·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프랑스)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제이컵 류 미 재무장관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3개국을 비롯해 캐나다·일본·영국 등이 미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가치 절하를 유발하는 정책을 채택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류 장관의 생각은 틀린 것 같다.

G7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만약 해당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미 달러화 대비 꾸준히 평가절하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해당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할 수도 있다.

미 달러화 강세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 첫 번째 방식은 기계적으로 일어나고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그친다. 예를 들어보자. 일본 엔화 가치가 미 달러화와 비교해서 하락하면 엔화 기준으로 미국 수입품 가격은 비싸진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유발된다. 두 번째 방식은 좀 더 지속적이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제품 가격은 더 싸지고 일본의 대미국 수출이 늘어난다. 일본 기업은 미 달러화로 수익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엔화 기준으로 일본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더 좋아지게 된다. 일본 수출업자들은 일본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일본 내에 더 강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된다.

그러면 강한 달러가 미국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달러 강세가 너무 과도하지 않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이미 한 차례 금리를 올렸다. 현 상황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금리를 내림으로써 미 달러화 절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미 달러화 가치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

두 번째 이유는 기타 고피나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에 의해 입증됐다. 글로벌하게 교역되는 상품들은 대체로 달러화로 가격이 정해진다. 달러화로 정해진 가격은 환율이 변한다 하더라도 환율 변동폭만큼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엔화에 대해 미 달러화가 평가절상되면 미국인들은 일본 수입품에 대해 아주 약간의 돈을 덜 지불하게 된다. 반면에 일본인들은 미국 수입품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미 달러화 강세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데, 그렇다고 미국 내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리하자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에 미국에 미치는 악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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