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인재들 뉴욕 골목서 창업… '실리콘 앨리'의 부상

입력 2016.02.13 03:04 | 수정 2016.02.13 10:08

실리콘 앨리 한가운데에 스턴경영대학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실리콘 밸리가 있다면 동부 뉴욕에는 실리콘 앨리(Silicon Alley)가 있다.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서 남부 월스트리트로 이어지는 곳에 각 분야의 첨단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이 몰려 있는데, 이곳을 실리콘 밸리의 이름을 따 '실리콘 앨리'라고 부른다. 앨리는 골목이란 뜻이다. 2011년 마이클 블룸버그 당시 뉴욕시장은 "뉴욕을 다시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 기술 수도로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실리콘 앨리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는 분야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 기술을 접목한 산업)다. 세계 금융 중심지 뉴욕이 금융에 기술을 더해 핀테크 허브로 급부상한 것이다. 결제, 대출,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벤처스캐너 자료(2015년 초 기준)를 보면, 실리콘 밸리에는 180여개, 실리콘 앨리에는 100여개의 핀테크 회사가 있다. 벤처기업이 많다는 영국 런던이나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피터 블레어 헨리 교수는 신흥국의 발전을 연구한 학자이기도 하지만, 실리콘 앨리를 지향하는 경영인을 기르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장이기도 하다. 스턴경영대학원은 전통적으로 금융 분야에 강한 비즈니스 스쿨로 명성을 쌓았다.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집계한 '2016 비즈니스 스쿨' 순위에서 스턴경영대학원은 11위를 기록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3위에 올랐다.

헨리 교수는 "금융과 기술이 만나는 핀테크는 결제, 투자, 인프라 건설 등에서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동부 뉴욕의 실리콘 앨리는 서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에 맞서 기술 분야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 실리콘 앨리의 부상을 주도하는 분야 중 하나가 핀테크(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산업)다.
미국 동부 뉴욕의 실리콘 앨리는 서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에 맞서 기술 분야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 실리콘 앨리의 부상을 주도하는 분야 중 하나가 핀테크(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산업)다. / Corbis/토픽이미지
―최근 경영대학원은 첨단 기술과 관련된 소양을 교육하는 추세입니다. 스턴경영대학원은 어디에 중점을 두십니까?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금융 분야의 강점을 시대 흐름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하려 합니다. 지금 금융 서비스와 혁신적인 기술이 합쳐진 부분에서 새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스턴경영대학원은 실리콘 앨리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핀테크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금융, 빅데이터, 모바일에 특화한 교수진이 핀테크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5~6년간 학생들의 관심이 다양해졌고 기업은 핀테크 분야의 재능을 개발할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죠."

[그래픽] 뉴욕대
―금융위기 이후 취업 시장에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금융 자체의 중요성은 작아지지 않았습니다. 신흥국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고 앞으로 30년간 30억 이상의 인구가 도시로 이동할 것입니다. 새로 필요한 인프라 등 금융 수요가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수업이 인기가 있나요?

"데이터 분석 수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죠. 핀테크에서도 데이터가 필수 구성 요소입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데이터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하는 법 등을 배웁니다."

실리콘 밸리의 핀테크 기업 창업자들은 주로 기술 분야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뉴욕 실리콘 앨리에서는 금융회사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핀테크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금융 영역에서 채워지지 않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창업에 나서는 것이다. 헤지펀드 플랫폼 업체 노부스 파트너스의 창업자 바실 퀴니비는 메릴린치에서 근무했고 오픈핀 창업자 메이지 다르는 UBS 출신이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사들도 핀테크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헨리 원장이 사외이사로 있는 시티그룹은 산하 시티그룹 벤처스를 통해 미국·독일·싱가포르·브라질·스페인에 핀테크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곳)를 만들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와 IT 보안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핀테크가 등장했듯,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희는 변화, 불확실성 등을 편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을 길러내려고 합니다. 가능성에 대한 생각과 호기심을 넓혀주려는 거죠.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하고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들이 다르게 생각하도록 동기 부여를 하고 자신들이 배운 스킬을 여러 분야에 적용해보도록 가르칩니다. 비즈니스 리더가 된다는 것은 한 가지 분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에서든 문제 해결자가 될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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