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위에 본능 '뒤집힌 경제학'

입력 2016.01.23 03:04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의 가장 큰 전제는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며,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의 접근 방식은 이런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간이나 특정 집단이 비이성적인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기에 기존의 경제학만으로는 인간의 경제 행동을 제대로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것으로, 기존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예외적인 현상들을 분석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80~1990년대 경제학이 지나치게 이론 위주로 흘러가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나왔고, 행동경제학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주식시장이나 주택시장의 거품, 금융회사들의 파생상품 판매 등 현실 사례를 통해 인간이나 집단이 결코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파헤쳤다.

행동경제학은 완전히 새로운 학문은 아니다. 고전 경제학자들은 인간이나 집단의 비이성적인 측면을 꾸준히 연구했다. 애덤 스미스는 1759년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의 손실 회피 성향을, 1776년 '국부론'에서 과잉 확신 경향에 대해 언급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행동금융론의 뼈대를 세웠다. 금융시장은 과도하게 반응하며, 시장의 과도한 반응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케인스의 연구를 계승한 대표적인 경제학자는 지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다. 시장을 움직이는 데 '야성적 충동'의 역할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행동경제학의 대부로 꼽힌다. 그는 "인간은 주관에 휘둘려 충동적이며, 집단적으로 똑같이 행동해 자기 과신과 편향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카너먼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수십만명의 인원을 실험에 동원,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50여개의 이론을 세웠다.

리처드 탈러 교수는 행동경제학 중에서도 특히 행동금융(behavioral finance)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기존에 있었던 경제학 이론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을 연재하는 특집을 학술지에 게재해 이름을 알렸다. 행동경제학을 체계화하고 널리 알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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