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이라는 한국, 유니콘은 두 곳 뿐… 5000萬 시장 좁은데 글로벌 마인드 부족

입력 2015.10.24 03:04

해외에서 인정받는 국내 유니콘은 불과 2개사다. 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유니콘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다섯 가지 요인을 든다.

①인구 5000만 작은 시장

김경준 딜로이트 대표는 "인구 5000만명으로 무엇을 하기에는 부족해 세계로 나가야 하는데, 아직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글로벌 감각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벤처캐피털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싱가포르처럼 되지 못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영어 실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CTO도 "유니콘은 어떤 면에서는 숫자 싸움"이라며 "큰 시장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야, 그중에 생존해 커지는 유니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②부족한 해외 진출 네트워크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은 카카오에 인수된 국내 벤처기업 록앤올('김기사' 개발 업체)과 구글에 인수된 내비게이션 업체 '웨이즈'의 사례를 비교하며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웨이즈는 구글에 1조2000억원에 팔린 반면, 김기사의 인수 가격은 630억원에 그쳤다"며 "이는 해외 네트워크의 차이"라고 말했다. 해외의 대형 벤처캐피털이 대형 투자를 해야 우리나라에도 유니콘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③액셀러레이터 시스템 부족

정부 차원에서 규제는 많은 반면 액셀러레이터 시스템(창업 지원)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블레차르지크 CTO도 "규제는 현재 발생한 문제들을 막는 방법으로 진행돼야지, 미래의 위험을 미리 막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싹을 잘라버리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균 서강대 교수(전 기술신보 이사장)는 "정부나 대기업이 아닌 실제 창업 경험이 있는 멘토들이 투입돼 스타트업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며 키우는 액셀러레이터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④기업가 정신 부족, 끼리끼리 문화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끼리끼리 문화'를 지적하는 사람도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국내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면 자금 조달도 힘들고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도 어렵다"며 "스타트업 세계에서도 소위 '학벌'이 작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중에는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보다 큰돈을 벌겠다는 한탕주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런 마인드로 접근하다 보면 스타트업 모델이 성공해도 결국 더 큰 자본과 더 큰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들에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⑤지나친 정부 자금과 개입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부가 짧은 기간에 일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다 보니 자질을 갖춘 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자질이 떨어지는 기업이 정부 자금으로 버틴다"며 "정부는 보조금을 대량으로 뿌리기보다는 창업을 할 수 있는 공동 개발 시설, R&D 등에 투자하는 등 간접 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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