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파괴하라… 성공적 커리어 관리법

    • 휘트니 존슨(로즈파크어드바이저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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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5.07 03:05

      직장 내에서 정체에 빠졌다면
      더 올라가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면

      휘트니 존슨(로즈파크어드바이저 컨설팅 대표)
      휘트니 존슨(로즈파크어드바이저 컨설팅 대표)
      내 경력은 남들과는 다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비서로 시작해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쌓아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8년 후 나는 그 일을 그만두고 TV 쇼 프로그램 PD와 어린이책 작가로 일했다. 지금은 로즈파크어드바이저 컨설팅을 창업해 개인과 기업에 조언하며 전 세계에 강연을 다니고 있다. 한 분야에서 직장을 옮기는 '전통적 의미의 경력'은 아니지만, 이제 이런 방식이 경력 관리의 새로운 표준이다.

      평생 한 직업만 갖고 회사에 충성한다는 것은 옛 말이 돼 버렸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의하면 25세 이상 근로자의 근속 기간 중간값(median·가장 큰 값과 작은 값의 평균값)은 1983년 이후 5년에 머물러 있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1957~1964년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18세에서 44세까지 평균 11개의 직업을 거쳤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커리어를 쌓는 일이 이제는 흔해졌다.

      하지만 가장 잘 옮겨다니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이직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커리어 관리를 할 수 있을까.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위기의 순간 기업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괴적 혁신이란 새로운 시장과 가치 네트워크를 창출해 기존의 것들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나는 개인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몸담은 회사에서 어느 부문을 책임지거나 업계에서 사장급이 되겠다는 등 야심 차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중이라면 파괴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직장 내에서 정체에 빠졌거나 올라가는 사다리 꼭대기에 도달하더라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면 스스로를 파괴해야 한다.

      자신을 파괴하라… 성공적 커리어 관리법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경쟁을 피해야 한다. 당신이 지금까지 직장에서 잘 해왔던 업무로 취업 시장에 나선다면 당신은 '초과 수요'라는 리스크를 만나게 된다.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잘해내는 업무는 많은 다른 사람도 동일한 수준으로 잘해낼 수 있는 일이다. 유망한 신인들은 아마 당신보다 더 빨리, 더 낮은 가격에 해낼 것이다.

      둘째, 다른 형태의 보상 체계를 생각해야 한다. 당신은 이전보다 돈을 적게 받는 형태로 경력 전환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받던 보상 체계에 얽매일 경우 경력 전환이 쉽지 않다. 이럴 경우에는 새로운 보상 체계, 즉 소득의 새로운 함수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은 소득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당신이 기존에 받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때는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심리적·사회적 요소 역시 고려해야 한다.

      셋째, 한발 앞서 자신을 혁신해야 한다.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던 헤더 커플린은 법원에서 대형 은행 세일즈 담당자들이 자사 애널리스트의 투자보고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주식 세일즈 부사장 자리를 거절하고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허드슨스트리트의 출범 파트너 자리를 선택했다. 당시 대다수는 보수와 지위가 깎이면서까지 확실하지도 않은 일을 하기 위해 떠나는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허드슨스트리트 출범과 경영을 통해 배운 노하우로 현재 이시스페어런팅의 CEO가 됐다. 커플린 CEO는 "나는 월가에서 경기 침체를 두 번 경험하면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많이 목격했다"며 "그래서 한발 앞서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그러기 위해서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앞을 내다보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넷째, 당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못하는데 당신이 잘하는 게 뭔지 생각하라. 그것이 파괴적 강점이다. 1990년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산업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애덤 리처드슨은 자신이 최고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고객의 욕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섯 살 때 자동차 디자인을 스케치했고(이런 디자이너는 많다), 아홉 살 때 이웃의 운전 습관을 조사하고 그들의 자동차 내부를 관찰하고 다녔던 것이다(이런 디자이너는 드물다).

      그는 이런 특징을 키우기 위해 시카고대 인문대학의 자기주도예술 석사 과정에 들어가 공부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산업디자인에서 벗어나 인류학, 사회학, 문화이론, 미술사 등을 공부했다. 이런 과정은 그의 디자인이 고객의 통찰과 제품 전략을 융합시키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

      다섯째, 자신을 파괴한다고 반드시 조직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 내에서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사비나 나와즈는 그대로 승승장구해 기술 분야 부사장이 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엔지니어적 역량보다는 조직 관리 역량에 더욱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인사 관리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고, 그곳에서 6년을 일했다. 현재 그는 리더십 개발 컨설팅 회사를 창립해 운영 중이다. 나와즈는 "나는 전형적인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있었고, 성공을 위한 공식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더는 다음 타이틀이나 승진을 원하지 않았고 나의 경계를 확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크리스텐슨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기업이 기존 시장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을 추구할 때 가능성은 6배 높고 잠재 수익은 20배 크다. 개인의 커리어 파괴 효과를 같은 방법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여러 일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금전적·사회적·감정적으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게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상태는 강한 저항을 지닌다. 지금 당신의 인생과 커리어에 엮인 관계자들은 파괴를 피하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뒷걸음질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 젊고 영민한 혁신가들과의 경쟁 위협을 무시하면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개인적인 성장을 희생하는 것이다.

      파괴적 기업을 세우고, 사고, 그곳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성장의 살아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가장 간과되는 원동력은 바로 당신이다. 만약 진심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싶다면 당신 안에서부터 혁신해야 한다. 당신 스스로를 파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