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 "최고 수준의 구내식당보다 좋은건 더 나은 세상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

입력 2016.02.20 03:05

일하기 좋은 직장은 뭐가 다를까

나쁜 보스는 일하기 힘든 직장을 만들어 직원들의 의욕을 꺾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위기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좋은 보스가 있는 직장이 일하기 좋은 기업일까.

미국 포천지(誌)가 기업평가기관 GPW (Great Place to Work)와 함께 선정한 '2015 일하기 좋은 글로벌 기업 25' 순위에는 구글이 1위에 올랐다. 비즈니스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새스 인스티튜트(SAS Institute, 이하 SAS)가 2위, 방한 소재 고어텍스를 만든 미국 기업 W.L 고어가 3위에 올랐다. 데이터 스토리지 회사인 넷앱,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도 순위에 들었다.

미국 포브스지(誌)도 기업평가기관 글래스도어와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을 발표하고 있는데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다. 작년 12월 발표한 '2016 일하기 좋은 직장 10'에는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 소프트웨어 업체 가이드와이어, 소프트웨어 마케팅회사 허브스팟, 인맥관리 서비스 회사 링크트인, 보스턴컨설팅그룹, 구글 등이 선정됐다.

해당 기업들은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팀원들에게 권한을 더 주고,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관리하는 좋은 보스가 있다면, 좋은 직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직원 복지를 위해 각국 지사에서 실내 암벽 등반 등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직원 복지를 위해 각국 지사에서 실내 암벽 등반 등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블룸버그
일하기 좋은 직장에 꾸준히 꼽히는 구글은 공짜 점심, 피트니스센터, 오락실 등 복지 혜택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구글 직원들은 이런 혜택보다 "우리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훨씬 가치 있다고 말한다.

GPW는 "구글은 직원들 간 관계를 중요시하고 직원들에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SAS의 짐 굿나잇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이 기업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것처럼 대한다면 그들이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직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을 믿어라" "행복한 젖소가 우유를 많이 만든다"는 말로 경영 철학을 강조한다.

수평적·개방적인 업무 분위기는 일하기 좋은 직장의 특징이다. 미국 데이터 스토리지 회사인 넷앱은 연간 수차례 회의를 열고 CEO와 직원들이 회사의 비전, 문화, 도전에 관해 공유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SAS는 기업 내 소통 게시판인 '더 허브'를 만들어 직원들 간 대화를 증진했다. 업무에 필요한 도움을 얻기 위해 글을 올리면 다른 나라나 도시에 있는 동료들이 답변을 달아준다.

일반적인 기업 구조를 버리고 창의적인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 방한 소재 고어텍스를 만든 회사로 유명한 W.L 고어의 창업자 빌 고어는 "보스는 기업에서 필요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W.L 고어는 회사 내 직급이 없다. 모든 직원이 '어소시에이트(동료)'가 된다. 도움이 필요하면 '보스(상사)'가 아니라 '스폰서(조력자)'에게 직접 물어본다. 한번 입사한 사람은 쉽게 자르지 않는다. 고어의 CEO인 테리 켈리는 첫 직장인 고어에서 33년째 근무 중이다.

직원들을 여러 장소에 보내 민첩성과 유연성을 기르게 하고 시야를 넓혀주는 회사도 있다.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는 직원들을 6개월씩 해외 지사에 순환 근무시킨다. 직원들은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해외 지사로 파견을 가서 새로운 팀원들과 새로운 업무를 배울 수 있다.

'본사증후군'을 연구한 시릴 부케 스위스 IMD경영대학원 교수는 "직원들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면 생각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며 "대부분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상을 심어주면 그들의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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