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작에 조치 했다면? 美 발언 없었다면? 그래도 위기는 왔을 것

    •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

입력 2015.08.29 03:05

중국發 증시 붕괴 배경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게 신흥국 경제 우려에서 시작
원자재 공급 과잉 사태로 신흥국 화폐 가치 불안정해져 급기야 美 공포지수 폭등

최근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일 폭락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남겼습니다.

중국 정부가 25일 주식시장 마감 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금융시장 부양책을 사용하면서 일단 폭락은 진정됐고, 27일의 경우 오히려 5% 넘는 폭등장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 큰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 현재 상황 분석, 향후 중국 정부의 대응 등을 다룬 세 편의 해외 칼럼을 게재합니다. 일부 칼럼은 중국 부양책 실시 이전에 나온 것으로 그 이후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이번 주 초 전 세계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실 그 전 주 금요일(21일)부터 예견됐던 일이었다. 다우 평균은 이날 하루 만에 500포인트(3.1%) 떨어지면서 이번 주 초의 폭락을 예고한 상태였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4일 8.5%, 25일 7.6% 폭락했으며 미국 다우 평균은 24일 3.6% 폭락했고 25일 1.3% 급락했다가 26일 4% 반등했다·편집자 주) 투자자들은 상처를 끌어안은 채로 불안감에 떨어야만 했다. 한 주가 끝나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이 나타난 원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번 위기는 그 시작이 신흥국 경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2013년 재정 절벽, 그리스 경제 위기 등 과거와는 다르다. 중국을 포함해 브라질, 러시아, 터키 등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이미 성장폭이 둔화된 유럽·일본 상황과 맞물리면서 위기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신흥시장 정책 당국자들은 이번 위기에 앞서 자국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이 주춤거렸고,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말았다. 특히 중국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최근 위태로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되며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 그래프
그래픽=박상훈 기자
글로벌 성장 둔화는 (원자재) 공급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일부 국가에 더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유가(油價)를 쥐락펴락했지만, 현재 석유 생산량 조정자(swing producer)인 미국은 OPEC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저(低)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에 기대어 발전해 왔던 원자재 생산국들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부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원자재 시장이 붕괴함에 따라, 신흥국의 화폐 가치는 그야말로 엉망이 돼 버렸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겪었던 것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됐다. 특히 대부분의 신흥국 경제는 화폐 가치가 과도하게 움직이는 '오버슈팅(overshoo ting)'에 체질적으로 허약한데, 이는 다른 경제에도 부정적인 연쇄 효과를 준다.

일부 포트폴리오 자체가 금융시장이 혼란스럽고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위험한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오버슈팅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이곳저곳으로 전염된다. 실제 지난 21일 미국 뉴욕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옵션의 변동성지수(VIX)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47% 폭등했다. 이 때문에 IT 관련 종목과 같이 고평가된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불가피하게 투자자들의 저점 매수 심리조차도 무너뜨렸다. 결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시장을 떠나 추이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게 됐다.

마지막으로, 누구보다 시장 친화적이었던 중앙은행들이 즉각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는 데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는 내용이 담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지금까지 중앙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전 세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중앙은행에 대한 숭배는 자산 가격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괴리를 키우고 있다.

만약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가져갔다면, 그리고 연방 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빠르면 9월부터 금리를 올린다고 경고하지 않았다면, 이번 중국발 시장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 해결책이 없이는, 설령 런민은행 혹은 연준이 무언가 대책을 내놨다 하더라도 그것이 글로벌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중국은 25일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등 통화완화정책을 펼쳤다·편집자 주). 정책적 해결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면 글로벌 증시는 훨씬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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