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포인트 잡아 이 부분만 고집스럽게 강조하는 '올인' 전략

입력 2015.08.29 03:05

[Cover Story]

수퍼카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람보르기니의 성공 요인은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타깃 고객에 정밀하게 맞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다. 람보르기니의 로고는 '투우 소'다. 람보르기니는 자동차가 주는 다양한 가치 중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게 포인트를 잡은 뒤 이 부분만 강조하는 '올인(all-in)' 전략을 써왔다. 그리고 그 포인트를 수십년 동안 고집스럽게 소비자에게 부각시켜 왔다. 운전 경험, 드라이빙 퍼포먼스(주행 성능)와 강인한 이미지의 디자인이 그것이다. 회사 창립 초기의 모토였던 '무조건 페라리보다 빠른 자동차'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람보르기니의 방향성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디자인도 투우 소를 연상시키는 울퉁불퉁하며 사다리꼴에 직선이 가미된 콘셉트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람보르기니는 90년대 말 폭스바겐에 인수된 뒤 기술력과 자금이 더해지면서 이 전략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둘째는 기존 트렌드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역량이다. 람보르기니는 '수퍼카는 운전이 까다롭다'는 선입견을 줄였다. 4륜 구동을 도입하고 차체의 접지력을 높여서 운전자들의 승차감을 개선했다. 수퍼카가 일부 마니아뿐 아니라 경제력이 있는 소비자라면 누구든 시도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또 주요 스포츠카 회사 중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10년 이상 먼저 도입했고, 처음 출시한 SUV 모델이 실패했음에도 2017년에 새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하는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 외에 엔진을 운전석 등받이 바로 뒤쪽에 두어 성능을 높이는 미드십 엔진 섀시, 여닫는 문이 아니라 수직으로 들어 올리는 시저 도어, 삼엽충 디자인, 미사일 발사 버튼 모양의 시동 버튼 등 기존의 디자인 틀을 과감히 깨는 시도를 거듭해왔다.

셋째는 지속적인 운영 효율 개선 및 원가 절감 노력이다. 람보르기니는 아우디와 일부 모델에서 엔진을 공유하고 플랫폼도 공유하고 있다. 아우디의 R8과 람보르기니의 가야르도가 그 좋은 예다. 이처럼 아우디와의 생산, 운영 시너지를 통해 스케일이 협소한 람보르기니의 문제를 해결했다. 소규모 생산 및 판매 때문에 원가 관리와 운영 비효율에서 오는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람보르기니의 독특한 조직 문화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즉,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대변되는 조직 문화는 과거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회사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 브랜드의 공장에서 품질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은 이탈리아어로 '품질'이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고 근무한다. 즉, '내가 품질을 책임진다'는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근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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