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新인재'들이 뜬다

    • 조나스 리싱 맨파워그룹 회장

입력 2016.01.30 03:04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기업은 원하는 기량 가진 사람만 채용하려 할 것
사람에 투자하고 커리어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기업이 인재 모으게 돼

조나스 리싱 맨파워그룹 회장
조나스 리싱 맨파워그룹 회장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맞이하면서 노동시장 역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도 기업은 미래가 불안하다. 금융 위기 이후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노동생산성 상승이 실질임금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은 높은데 동시에 인력난을 토로하는 기업들은 늘어나는 '일자리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 기업, 근로자들이 급변하는 산업 판도를 따라잡으려면 인구구조의 변화와 기술 발달의 방향을 이해해야 한다.

우선 여러 국가가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 감소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국가들은 발 빠르게 노동력 확보에 나서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고령화,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동력이 풍부하게 공급되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다.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노인 인구의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정년을 늘리고 유연 근무제를 도입했다. 일본은 전체 인구의 25%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초고령화 사회다. 기업들은 해외까지 나가서 인재를 데려오고 있다. 국가들은 여성의 근로활동 참여를 높이고 부족한 노동력을 이민자로 채우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할 것이다.

개인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앞으로 뜨는 산업과 수요에 맞춰 역량을 키워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약해졌다. 밀레니얼 세대들(1980년대 이후 출생)은 같은 직장에 오래 머무르길 원하지 않고 더 좋은 여건의 직장으로 이직을 거듭해 커리어를 쌓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와 동시에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은 근속 연수가 아니라, 개개인의 성과와 실력에 따라 정해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하는 것보다 꾸준히 실력을 닦고 자기 계발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新인재
일러스트=김의균 기자
앞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역량을 갖춘 사람은 몸값이 점점 뛸 것이다. 산업 판도의 변화 흐름에 따라 마침 수요가 높은 기술을 연마한 인재들은 연봉 협상 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제아무리 전문성을 갖췄더라도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 전공이라면 악전고투하게 될 것이 뻔하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기량을 가진 소수의 인재에게 채용 제안이 몰리고, 이런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주는 기업이 더 실력 있는 인재를 끌어모을 것이다.

산업 전반에 걸친 자동화와 인공지능 발달로 일자리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 내 일자리 중 47%는 앞으로 20년간 컴퓨터와 기계에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다만 이런 변혁(디스럽션) 가운데 창조적인 혁신이 태동한다는 것은 낙관적으로 볼 만하다. 없어지는 업종을 대체하는 새 산업이 생겨나면서 기존 시장의 모순이나 고질적 문제를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개인과 개인 간(Peer-to-Peer·P2P) 이뤄지는 금융·숙박·자동차 공유·콘텐츠 스트리밍 등을 아우르는 공유경제 시장을 들 수 있다. P2P 대출은 개인 투자자가 개인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게 연결해주는 것이다. 투자자에겐 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안겨주고 대출자에겐 대출 장벽을 낮춰준다.

기존 제도권 은행에서는 돈을 빌리기 어렵지만 대출을 상환할 능력은 있는 개인이나 업체들엔 대안 금융으로 떠올랐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공유경제 시장이 현재 150억달러에서 2025년까지 3350억달러 규모 산업으로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기업이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킬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인사(人事) 관리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람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일은 점점 과학에 가까워지고 있다. 근로자의 성향, 역량, 성과를 디지털화해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빅데이터 기반 인사 관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객관적 근거, 집단이 아니라 개개인의 성향에 최적화한 인사 관리가 가능해진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유례없는 수준으로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고 덕분에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일자리 시장의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업종과 기회를 창출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정부, 기업, 근로자가 일자리 시장에서 근본적으로 모순을 제거하고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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