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핏기 띠게 하는 물질이 맛의 핵심… 그 비밀 소스를 식물서 추출"

입력 2015.12.05 03:03

'식물성 고기 패티' 개발 임파서블 푸즈
과학자가 고기 익는 소리까지 연구… 수백 차례 테스트 거친 버거 내년 출시

임파서블 푸즈가 개발 중인 '식물로 만든 치즈버거'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수백 차례 프로토타입(시제품보다 더 원초적인 단계의 개발품) 맛 테스트를 거쳤다. 이 치즈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도, 치즈도 모두 식물성이다. 현재 직원 약 100명 중에는 창업자인 패트릭 브라운(Brown·61) 최고경영자(CEO)처럼 과학자도 있고, 요리사도 있다. 브라운 CEO는 "진짜 고기가 아니라고 말해주기 전에는 고기가 아니라는 걸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고기와 유사한 맛을 내려고 개발 초기부터 요리사와 요리 연구가를 연구에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임파서블 푸즈는 경제 전문 매체 CNBC가 선정한 '2015 디스럽터(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 50' 기업 중 한 곳으로 뽑혔다.

브라운 CEO는 스탠퍼드대에서 25년간 생물학과 화학을 가르쳤다. 그는 2000년에 다른 두 과학자와 함께 저명한 무료 온라인 과학 저널 플로스(PLOS)를 만들었으며, 아몬드·마카다미아 우유를 원료로 채식주의자용 치즈를 만들어 파는 '카이트 힐'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임파서블 푸즈 창업자 패트릭 브라운.
임파서블 푸즈 창업자 패트릭 브라운. / 임파서블 푸즈 제공
―개발 중인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는 시판하는 채식주의자용 콩고기와 다른가요?

"현재 수퍼마켓에서 파는 육류 대체품으로는 근본적으로 육류 소비를 줄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기가 왜 고기 맛이 나는지, 고기 씹는 느낌을 어떻게 따라 할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었어요. 과학기술을 이용해 고기 먹을 때 경험을 세세한 부분까지 복제하는 것이죠. 농작물 6종에서 식물 단백질을 더 순수한 형태로 분리하고 이 단백질과 다른 식물에서 추출한 비타민, 아미노산, 지방, 기타 영양소를 결합해 고기와 치즈를 만들어요. 실험실에서 진짜 고기를 구워 냄새의 특징을 연구하거나 지글지글 익는 소리를 연구하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있나요?

"고기 맛의 핵심은 핏기를 띠게 하는 '헴'이라는 물질입니다. 원래 헤모글로빈에 들어있는 붉은 색소 분자인데, 이 물질 때문에 고기를 익혔을 때 독특한 맛이 나는 것입니다. 콩과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헴 복제 물질, 즉 '식물 피'가 저희가 개발 중인 고기의 비밀 소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현재 식물성 고기 패티 하나를 만드는 데 20달러 정도가 들어요. 아직 대량 생산이 가능한 단계가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죠. 제조 공정 규모를 키워야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대량생산이 어려운 시점에서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기존 육류는 가격이 비싸고 환경 문제도 유발합니다. 개발도상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서구식 식생활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전통적 방식으로 모든 수요를 채울 만큼 충분히 고기를 생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식물성 고기는 거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고 저희가 가진 기술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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