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없이 만드는 마요네즈·빵·쿠키… 이제 음식은 더 안전해질 것"

입력 2015.12.05 03:03

'저스트 마요' 개발 햄프턴 크릭
카놀라유·완두콩 등으로 대체 가능… 식물 조작하지 않고도 충분히 혁신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8월 햄프턴 크릭에 이 회사가 판매하는 식물성 마요네즈 '저스트 마요' 제품을 마요네즈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경고장을 보냈다. 규정상 마요네즈에는 단백질을 공급하는 달걀 노른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 제품에는 달걀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스트 마요'는 카놀라유, 레몬주스 농축액, 물, 식초, 완두콩 단백질 등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다.

앞서 작년 10월 유니레버는 FDA와 같은 이유를 들어 햄프턴 크릭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소를 취하했다. 유니레버는 "햄프턴 크릭이 상표명 문제를 규제 당국과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 취하 배경을 밝혔지만, 대기업이 벤처회사를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부담을 느낀 유니레버가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햄프턴 크릭은 식물성 식품 중에서도 달걀을 넣지 않는 제품 개발을 전문으로 한다. 빵이나 쿠키 반죽 제품에도 달걀을 넣지 않는다. 햄프턴 크릭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뽑은 '테크놀로지 파이어니어' 기업으로 선정됐다. 창업자인 조시 테트릭(Tetrick·35) CEO는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40세 미만 주요 인물 40인', 미 경영잡지 잉크(Inc.)가 꼽은 '35세 미만 기업가 35인'에 이름을 올렸다.

햄프턴 크릭 창업자 조시 테트릭.
햄프턴 크릭 창업자 조시 테트릭. / 블룸버그
―식품 업계와 규제 당국에서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 마요네즈 시장 규모는 112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합니다. 기존 업체들이 밥그릇을 뺏기고 싶지 않겠죠. 이들은 로비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어요. 그러나 이미 식품 산업에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0년간 마요네즈에 달걀이 들어갔다고 해서 계속 그러란 법은 없습니다. 의회나 정부 당국의 인식을 바꾸려는 작업들을 하고 있어요."

―실험실에서 개발했다고 하면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스트 마요
저스트 마요

"저희 제품은 GMO가 아닙니다. 주원료인 식물들을 합성하거나 조작하지 않죠. 제가 바라는 건 사람들이 익숙한 이전 식습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건강과 환경에 더 좋은 식품에 맛까지 더하면 소비자들의 생각도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달걀을 쓰지 않는 대체 식품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나요?

"2010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여러 주에서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달걀을 먹고 집단 질병에 걸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굳이 달걀을 넣지 않아도 되는 더 안전한 대체품이 있다면 이런 사고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달걀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저희가 만든 제품을 이용해 그동안 달걀로 만들던 음식을 먹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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