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호 거래 트레이더는 5년 내 사라질 것

입력 2016.04.30 03:06

지난 15일 오전 10시 미국 시카고 중심의 168년 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건물. 풍작의 여신 케레스 동상을 지나 농구장 크기만 한 플로어로 들어가자 색색의 재킷을 입은 트레이더들이 피트(pit·트레이더들이 주문을 내는 둥글고 움푹한 공간) 위에서 손가락을 펼쳐가며 상품을 사기 위해 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플로어 내 피트는 옥수수 등 일부 농산물과 달러, 미국 금리 등 5개였다. 피트 옆으로는 손으로 쓴 메모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곳은 전 세계 거래소 중 몇 개 남지 않은 '플로어 거래' 현장이다. 전 세계 거래소의 거래 중 90%가 전자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CME그룹 역시 90% 이상이 전자거래다. CBOT에서는 옥수수·치즈·버터 등 거래 단위가 큰 일부 옵션만 플로어 거래를 진행 중이다. 최준철 CJ제일제당 시카고지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CBOT 플로어 크기가 두 배가 넘었다"며 "대부분이 전자거래로 바뀌면서 벽을 세워 공간을 줄이고, 피트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CME그룹은 앞으로 전자거래 비중을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CME는 뉴욕 거래소의 트레이딩 플로어를 올 연말까지 전면 폐쇄하겠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NYMEX와 COMEX플로어에서 거래되던 상장 상품은 CME그룹의 전자거래 플랫폼인 글로벡스(GLOBEX)로 계속 진행된다. 33년째 트레이더를 하고 있는 웨인 리처드(60)씨는 "피트에 서서 대형 화면을 보며 수신호로 거래하는 트레이더는 5년 안에 유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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