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예약 6138만건 거래…리크루트의 저성장 돌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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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8.05 08:00

      [Case Study] 저성장 돌파한 日本 기업(5) 리크루트
      각종 예약 서비스 개발… 레스토랑 5153만건 미용실 6138만건 등 인터넷 고객 확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1988년 전후(戰後) 일본 최대 정치 스캔들로 불리는 '리크루트 사건'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후 관심 밖으로 사라져 갔던 리크루트가 2017년 3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의 매출과 수익을 올리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리크루트는 리크루트 사건과 1990년 전후 부동산버블 붕괴 영향으로 1조4000억엔 규모의 부채를 안은 채 1992년 다이에그룹 산하에 편입되면서 절체절명 위기를 맞았다. 2000년 모든 부채를 상환하고 다이에그룹으로부터 독립했고, 2007년에는 인력 파견 기업 1등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크루트는 여전히 세간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적은 리크루트의 부활을 말하기에 충분했다. 2017년 3월 결산에서 리크루트는 매출 1조8400억엔, 영업이익 1272억엔을 올렸다. 업계 3위 경쟁사 파소나에 비해 매출은 6배, 영업이익은 28배라는 압도적인 실적이었다. 리크루트가 치열한 일본 인력 파견 업계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계속해서 성장한 비결을 네 가지로 분석했다.

      리크루트는 초창기에 당시 대기업보다 임금을 30% 더 주고 채용했을 만큼
      리크루트는 초창기에 당시 대기업보다 임금을 30% 더 주고 채용했을 만큼 고급 인재의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이었다. 그런 철학은 리크루트가 큰 위기를 겪으면서도 부활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사진은 리크루트의 최근 회사 홍보 이미지. / 리크루트
      1. 기존 사업을 세분화해 늘리다

      리크루트는 1960년 창업한 후 기업 구인광고를 대학 신문사에 알선하고 알선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다. 이후 여러 정보지 발간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 온 정보매칭 서비스기업이다. 정보매칭 서비스는 취직이나 전직, 주택, 국내외여행, 중고차, 평생학습, 결혼 등 라이프사이클과 관련된 생활 전반에 걸쳐 있다.

      창업 이래 리크루트의 본업은 인력 모집과 파견 두 가지이다. 이 가운데 인력 모집 부문은 절대 1위를 놓쳐선 안 될 분야였다. 1966년 출판업계 강자 다이아몬드사가 경쟁지인 '취직 가이드'를 출간해 리크루트 목을 죄어왔을 당시, 에조에 히로마사 창업자 겸 회장은 이 비즈니스의 창시자인 리크루트에 2위라는 것은 존재 의의의 상실을 의미한다며 금일봉이 부상인 '다이아몬드 녹아웃(knock-out·한 방에 보내기)상'까지 만들었다. 당시 리크루트는 매출의 80%를 대학 신규 졸업자 대상 취업 정보지인 '기업에의 초대(1962년 발간)' 하나에 의존했기 때문에 유력 기업의 시장 참여는 곧 리크루트의 파멸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에조에 회장으로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의 의욕과 능력을 최고조로 이끌어 내기 위한 특단의 수단이 필요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 취업 정보지를 고교 졸업생, 여성, 아르바이트, 전문직 등 10개 이상으로 세분화해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취업 이외의 다양한 생활 정보지를 새로 만드는 등 신규 사업 진출도 왕성해졌다. 위기 극복 전략의 세부 아이디어와 실행력은 에조에 회장이 대기업보다 30%나 임금을 더 주고 고용한 리크루트 인재들의 창의력에서 나왔다.

      반면에 인력 파견 부문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 리크루트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리크루트는 2007년 당시 인력 파견 부문 1위였던 스탭서비스홀딩스를 인수함으로써 업계 1위로 등극했다. 현재는 4634억엔에 이르는 인재 파견 사업 매출만으로도 경쟁사인 파소나그룹 전체 매출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 해외 M&A로 글로벌 금융 위기 돌파

      리크루트는 정보지를 다양화해 수익 모델을 늘렸다.
      리크루트는 정보지를 다양화해 수익 모델을 늘렸다. 사진은 병간호 인력 전문 정보지 / 리크루트
      글로벌 금융 위기 전후로 리크루트는 성장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게 된 것이 바로 해외기업 M&A(인수·합병) 전략이다. 리크루트는 2005년 주식회사 씨에이씨정보서비스를 시작해 2015년까지 일본 내 11개 기업, 해외 14개 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해외 기업 인수는 성장 정체의 돌파구가 됐다. 2009년 1조1000억엔에 달했던 매출액이 2011년에 7500억엔으로 60% 이상 감소하자, '인력 파견 업계의 구글'로 불리는 미국 최대의 전직·구인 검색 웹사이트 운용사인 인디드(Indeed)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M&A에 나섰다.

      해외 M&A를 적극 추진하게 된 것은 일본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주력 고객층인 10~50대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고객층이 감소하면 리크루트도 언젠가 성장 한계에 봉착할 것이 뻔했다. 일본 업계 1위라 해도 해외에서는 아무도 리크루트를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진출이 곤란했던 영향도 컸다. 지속적으로 실적을 높이려면, 빅데이터·IT를 이용한 분석 기술과 영업 기획력을 높이는 것이 절실했는데 일본에서는 여기에 적합한 인수 대상을 찾기 곤란했다.

      리크루트는 해외 M&A를 통해 해외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 회복은 물론, 2조엔대 매출을 눈앞에 둘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인디드의 매출이 2013년 34억엔에서 2017년 1202억엔으로 35배나 증가한 데 힘입어 리크루트의 해외 매출 규모도 같은 기간 2129억엔(전체 매출의 약 20%)에서 약 7253억엔(전체 매출의 40%)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리크루트에는 사내 신규 사업 제안 제도인 ‘New-RING(NEW-Recruit Innovation Group)’이 있다.
      리크루트에는 사내 신규 사업 제안 제도인 ‘New-RING(NEW-Recruit Innovation Group)’이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3명 이상 그룹 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데, 총 7단계 심사를 거쳐 선정하게 된다. 사진은 ‘New-RING’ 대회 모습 / 리크루트
      리쿠르트매출/인력파견업체
      3. 인터넷 예약 서비스로 고객 확충

      리크루트는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한 정보의 성과 보수를 받는 형태였다. 창고나 공장·설비 등의 자산이 거의 없는 저비용 고효율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 담보가 될 만한 자산이 극히 부족하다는 맹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최대한 많이 내서 영업이익을 담보처럼 사용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를 위해서는 주력 분야인 인력 모집·파견뿐 아니라 생활 서비스 관련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의 이용을 늘리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했다.

      리크루트는 2017년 3월 말 결산 기준으로 한 해 동안 레스토랑 예약 인터넷 서비스 '핫페퍼 구루메' 5153만건, 미용실 예약 인터넷 서비스 '핫페퍼 뷰티' 6138만건 등 예약·등록 고객을 확보했다. 관련 업계 최대 규모이다. 인터넷·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초기 개발 비용을 제외하면 재투자 비용이 크지 않다. 반면 이런 고객 데이터가 늘어나면 리크루트의 주 수익원인 알선료나 광고료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고스란히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진다.

      키워드. 리쿠르트 사건
      4. IT 자회사 세워 넘버원 노려

      리크루트 비즈니스모델의 또 하나 약점이라면 고정자산이 적은 저비용 고효율 비즈니스모델인 탓에 오히려 경쟁자들에 대한 참여 장벽이 매우 낮아, 나눠 먹기식 비즈니스가 되기 쉽다는 점이다. 또 성공적인 M&A와 수익률 제고에도 리크루트의 업계 1위라는 지위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경쟁사 파소나그룹은 최근 NTT 그룹 산하 2개 사를 자회사화하고, M&A 등을 통해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리크루트 타도를 부르짖고 있다. 야후재팬이나 구글 등 IT 기업들도 독자 혹은 제휴 형태로 리크루트의 업종을 파고들고 있다.

      이에 리크루트는 기존에 쌓아왔던 오프라인에서의 규모의 경제를 2000년대 들어 온라인에서도 구현해 나갔다. 종이를 매체로 한 정보지 서비스를 모바일·인터넷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완전 IT화한 것이다. 2012년에는 아예 사내 IT 업무는 물론, 인터넷 마케팅 관련 기술을 개발해 판매하는 자회사인 리크루트 테크놀러지를 설립했다. 별도 회사가 생기면서, 2000년대 이후 매년 4~5개 정도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그쳤던 리크루트가 2012년에만 12개의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IT 서비스 개발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 경쟁사인 파소나도 파나테크 시스템즈라는 자회사를 통해 IT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이 90명 정도에 불과해 600명 수준인 리크루트 테크놀러지의 개발 역량을 따라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