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마법? 캄보디아에서는 안 통해

입력 2017.08.05 08:00

[Interview in Depth] 오 회장의 인도차이나 공략법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외국어를 하고 현지식을 먹으며 해외에 살아봤다고 '현지화되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100~200년의 역사·문화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나라 소비자한테 제대로 물건을 팔 수 있겠는가."

오세영 회장은 30년 가까이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사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숱한 시행착오를 극복했다. 그는 "라오스의 성공 전략을 다른 인도차이나반도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면 백전백패한다"면서 "이웃한 동남아 국가라도 문화적 차이를 파악하고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라오스, 캄보디아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국민성은 확연히 다르다. 라오스에선 착하고 겸손한 것이 성공한 기업의 미덕이다.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나라이다 보니 사회공헌에 인색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십상이다. 캄보디아는 1970년대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 루주가 자국민 200만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아픔이 있는 나라다. 캄보디아인은 신뢰나 미래를 이야기하기보단 눈앞의 현실과 이익을 중요시한다는 것이 오 회장의 설명이다. 미얀마 소비자들은 자동차 한 대를 살 때도 계약서를 쓰기 위해 변호사를 대동하고 다닌다고 한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내려오던 문화가 아직도 자리 잡고 있다.

코라오는 이런 국가별 특성의 차이를 제품에도 반영하고 있다. 베트남에 판매하는 트럭은 승객 공간은 최소화하는 대신 짐 싣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영국 식민지였던 파키스탄을 공략하기 위해 우측 핸들 트럭을 개발했다. 오 회장은 "기업의 현지화 여부는 진출 국가, 경쟁사, 소비자가 인정하는 것이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기업이 해외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위해선 "성장통과 견제를 이겨내고 (국가를 이끄는) 주류 사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사업 초기부터 현지 기업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사회공헌 활동에 신경을 써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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