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쓰는 일 대부분 기계로 대체되면서 창의적인 여성 능력이 재평가받게 됐다"

입력 2015.05.23 03:03 | 수정 2015.06.05 13:31

오이어 교수가 말하는 기술과 직업

폴 오이어 교수의 전문 분야는 노동 경제학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고 이로 인해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오이어 교수는 "전반적으로 직업에 따른 소득의 빈부격차가 증가했지만, 이로 인해 성별 간 빈부격차는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옛날에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힘'이 곧 생산성을 뜻했습니다. 힘이 센 남성은 대우를 받았고, 힘이 약한 여성은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짐을 옮기는 등의 고된 일이 모두 기계로 대체됐습니다. 오히려 인류는 기계를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이 때문에 지적 능력과 창의성이 힘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던 여성의 능력이 재평가를 받게 될 수 있었던 겁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직업 간 소득 불평등은 분명히 증가합니다. 어느 직업이든 대체재가 있다면 그 직업의 가치가 낮아집니다. 농부나 타이피스트 등은 과거 대체재가 뚜렷하지 않아 좋은 처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기계가 이를 대체하면서 제대로 된 소득을 거두기 어렵게 됐습니다. 대체 가능한 직업의 종사자들과 새로 나타난 직업 종사자들의 소득 격차는 향후에도 계속 벌어지게 될 겁니다."

오이어 교수는 "기술의 발전으로 2차 피해를 보는 직업 종사자들도 나타날 수 있다"며 '트럭 운전사'를 그 사례로 꼽았다.

"일단 물류를 책임져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쉽게 기계로 대체되진 않을 겁니다. 무인 자동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교통 시스템 전부가 무인 형태로 바뀌기 전까지는 대체되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미 직업의 희소성을 상실한 농부나 타이피스트들이 가장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직업이 또 트럭 운전사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트럭 운전사의 공급이 늘어나고, 직업의 가치가 떨어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트럭 운전사의 소득도 같이 떨어지겠죠."

―직업 대체 현상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요?

"(한숨) 없어요. 아주 안타깝게도 말입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들의 소득 불평등을 해소할 대책은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사실 일자리가 자동화되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닙니다. 100년 전으로 돌아가 볼까요? 당시만 해도 차는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다 기계로 만들죠. 대신 비행기를 만드는 일자리가 나타났고, 일부는 기계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엔지니어들이 손으로 작업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듯 산업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태어납니다. 현재로서는 이런 부분을 기대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신기술이 개발되고 인류가 더 진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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