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기관투자가가 무슨 관련 있냐고?

    • 제프리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리사 삭스 컬럼비아대 지속가능투자센터 소장

입력 2015.02.07 03:03 | 수정 2015.02.07 03:18

[칼럼 Outside]

제프리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리사 삭스 컬럼비아대 지속가능투자센터 소장
제프리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리사 삭스 컬럼비아대 지속가능투자센터 소장
전 세계적으로 연기금, 자선기금, 대학 등 기관투자가들은 석유, 가스, 석탄 관련 회사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후 변화 때문이다. 화석연료 소비를 과감히 줄이지 않으면 인류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고통받게 될 것이다. 책임감 있는 투자자라면 전례 없는 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일단 주식 매각을 통한 투자 회수가 몇 가지 이유에서 답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이익 추구다. 세계가 재생 에너지 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산업은 나쁜 투자처다. 게다가 투자 회수는 화석연료 산업에서 재생 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선도적 투자자들의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 회수는 기후변화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이다.

그러나 투자 회수 외에도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을 저탄소 미래로 유도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해당 회사가 기후변화를 초래하지 않는 정책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들은 이러한 논쟁의 한가운데 있다. 미래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젊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이 기부금 운용에서 환경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점, 다시 말해 투자를 철회하지도 않고 주주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도 않았다는 점에 좌절하고 있다. 예를 들어 드루 길핀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 2013년 화석연료 회사에 대한 하버드 대학의 기부금 투자금을 회수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기부금 운용은 최대한 수익을 많이 내서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하버드는 1990년 담배 회사에 대한 투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요즘 학생들은 화석연료 회사 주식 매각이 담배 회사 주식 매각과 비슷하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한다.

대학과 같은 책임 있는 투자자들은 주식 매각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석유, 가스, 석탄 회사들에 네 가지 핵심 질문을 던져야 한다.

1.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 비해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제한하자는 국제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계적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에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있는가?

2. 기후 정책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벌이는 기업 집단을 떠나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가?

3. 북극의 유전이나 캐나다의 오일샌드 같은 미지의 석유 자원에 대한 탐사 개발 종료에 동의할 것인가?

4.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고 나서도 여전히 좋은 투자처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

만약 회사들이 이 네 가지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은 여전히 투자 대상 회사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들을 회피하는 회사들의 주식 매각을 하는 것은 금융적·윤리적 근거에서 볼 때 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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