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3권의 책에서 난 이것을 배웠다

    • 볼더(미 콜로라도주)=이지훈 Weekly BIZ 에디터

입력 2010.10.02 03:22

★ '좋은 기업을 넘어…'
'사람 먼저, 일은 다음에' 철학 수립… 아내 癌투병땐 수술팀 짜는데 집중

★ '성공하는 기업들의…'
한가지 이상 소중한 가치를 갖고 오랜 시간 계속 그것에 매진하라

★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사물의 어두운 면 보는 법 깨달아 기업 어떻게 망하는 지도 알게돼

짐 콜린스에게 책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만은 아니다. 그는 책으로 인해 저자인 자신의 삶 또한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 권의 책은 자신의 인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연구에서 도출된 결론 중 하나인 '사람 먼저, 일은 다음(First Who… Then What)'이란 생각도 그랬다. 그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 불을 댕긴 리더들을 관찰해 봤더니 대개 '버스에다 적합한 사람들을 먼저 태우고(부적합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난 다음에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하는'리더였다. 그는 이 관찰을 통해 기업이든 사람이든 가장 중요하고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란 결론을 도출했다.

■ 내 인생을 바꾸는 책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2002년 그의 아내가 유방암으로 양쪽 유방을 절제해야 했을 때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적합한 의사들을 찾아 팀을 짜는 것이었다. 진단과 치료 스케줄을 짜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암벽 등반을 할 때도 함께 등반을 할 사람을 찾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어떤 코스를 오를지 결정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선 소중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가치를 오랜 시간을 통해 쌓아 나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한 핵심가치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그는 "제 핵심가치요"라고 반문하더니 꽤 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제 핵심가치 넘버원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호기심입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고요. 제게 호기심은 곧 삶이고,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가치의 측면에서는 헌신(commitment)이 있습니다. 하겠다고 말한 것을 지키는 것은 영예의 출발입니다. 그래서 약속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하지요.

빌 레지어(Lazier) 교수가 가르쳐준 교훈도 있습니다. ≪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전략·Beyond entrepreneurship≫을 함께 썼고, 저의 멘토이기도 한 분이죠. 그는 제게 '중요한 것은 관계(relationship)이지 거래(transaction)가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인생에는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생을 일련의 거래의 연속으로 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입니다. 저는 빌로부터 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제 핵심가치의 또 하나는 '개선(improvement)에는 이유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늘 뭔가를 더 낫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현재 상태에 불만스러워한다면 누군가 "왜 그러느냐"고 묻겠죠. 하지만 거기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단지 당신이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했을 뿐이고, 다른 이유가 필요 없다는 겁니다. 뭔가를 개선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 성공하는 이유는 몇 안 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많다

자신이 쓴 세 권의 베스트셀러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각각의 책마다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여덟 가지 습관≫의 경우 위대한 멘토인 제리 포라스(Jerry Porras·이 책의 공저자이다)로부터 연구 방법론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실증적인 분석, 한 부류의 기업을 다른 부류의 기업과 쌍으로 비교하는 방법도 모두 제리에게서 배웠죠. 이 책은 또한 세 권의 책 중에서 가장 깊은 생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좋아하는 점은 질문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입니다.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두 개의 곡선을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갑자기 백지에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곡선(오르락내리락하는 모양)을 그리고, 비교하는 다른 곡선(수평으로 있다가 갑자기 45도로 치솟아 오르는 모양)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의문 부호를 그 옆에 찍었죠. '왜 이렇게 서로 달라야 하는가', '왜 어떤 기업은 그대로 있는데, 어떤 기업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바뀌는가'하는 질문이었죠. 놀랍도록 명쾌한 질문이었지만, 누구도 연구하지 않았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결론입니다. 저는 사물의 어두운 부분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기업이 붕괴되고 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책은 연구의 틀을 만드는 것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 이유는 위로 올라가고, 뭔가 위대한 것을 만드는 길은 몇 안 되고 매우 좁은 길이지만, 한번 올라갔다가 몰락하는 데는 훨씬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성공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보면 공통점이 많을 것입니다. 반면 세상의 모든 위대한 실패들은 저마다 차이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를 다룬 이 책은 마치 수수께끼 풀이와도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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