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지출 3년 이상 확 줄이고, 中企 투자 살려야"

입력 2010.07.24 03:04

레이크 회장이 말하는 영국 경제 해법

영국을 대표하는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는 레이크 회장에게 자국 경제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예상과 달리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 경제가 요즘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데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았습니다. 공공 부채는 급증하고, 주력 산업인 금융산업이 흔들리고 있죠.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영국 경제가 금융업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영국은 서비스산업에 초점을 두고, 금융·회계·법률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습니다. 영국 기업이 내는 법인세 중 금융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합니다. 반면 제조업 기반은 취약해 금융산업의 구멍을 메우기 어렵죠. 첨단 항공기 엔진이나 경주용 자동차 엔진 등 영국 업체들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고부가가치형 기술집약형 제조업체가 일부 남아 있지만,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습니다. 독일·한국·중국 등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국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요즘 영국 정치인들은 은행업종을 맹비난하면서 금융산업 편중을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레토릭(듣기 좋은 수사)과 현실은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다른 대안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산업을 위축시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신중하게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영국이 투자 부적격지라는 인식부터 불식시켜야 합니다."

―영국 경제의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유일한 탈출구는 정부가 공공 지출을 대폭 줄이고, 민간 영역에서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는 겁니다. 특히 중소기업 부문의 신규 투자가 문제 해결의 핵심입니다. 민간 기업들은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을 더 늘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죠. 하지만 공공 부문의 구조조정은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공공 부문은 영국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새 정부는 공공 지출을 3년 이상 확 줄여야 합니다."

―세계 경제를 전망한다면?

"세계 경제는 매우 느린 속도로 회복될 겁니다. 특히 청년실업문제는 정치적으로 폭발성을 가진 위험한 이슈죠. 영국미국의 청년실업률이 20%에 이르고, 스페인은 40%, 중동은 55%에 이릅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나는 세계 경제의 더블 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믿고 있고, 그 점을 상당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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