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 제조업체 옥소(OXO) CEO 알렉스 리

입력 2011.03.26 03:06

"불편함을 찾아라거기에 돈이 있다"
"손목 관절염 있는 사람도… 편하게 잡고 쓸 수 있는 감자깎는 칼은 없을까"
'해결사' 옥소社의 역사는 21년전 이렇게 시작됐다…

50개국에 年100개 신상품… 유명 디자인賞 180개 수상… 그런데 디자이너도 안두는… 이 남자의 성공 비법은…

1980년대 후반까지 미국 주방용품은 싸구려가 많았다. 감자깎이 칼도 엉망이었다. 가늘고 좁은 금속재질 손잡이는 관절염 있는 주부를 힘들게 했다. 칼날은 금방 무디어졌다. 1달러 주고 사서 몇 달 쓰다가 버리고 새로 사는 수밖에 없었다. 주방용품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했다. 불편함은 계속됐다.

1990년 '옥소(OXO)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나섰다. 해결책은 간단했다. 손잡이를 두껍고 넓은 고무 재질로 바꿨다. 칼날은 사무라이칼을 만들던 일본 공장에서 두께와 각도를 맞췄다. 손에 편하게 잡히면서 감자도 잘 깎였다. 싸구려 저질품보다 4배 비쌌다. 그런데도 소비자는 열광했다. 1년 만에 300만달러어치가 팔렸다. 해마다 매출이 50%씩 늘었다.

옥소(OXO)의 성공 비결은 간단했다. "불편함을 찾아내라. 그 속에 돈이 있다." 옥소는 스스로 '해결사(solution company)'로 불렀다. 주방용 집게는 잡을 때마다 손아귀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집게의 두 팔을 모아주는 장치를 달았더니 편해졌다. 계량컵은 눈금을 읽을 때마다 몸을 기울여야 했다. 컵 안쪽에 경사를 만들고 눈금을 새겼다. 선 채로 액체나 분말을 부으며 정량을 한 번에 맞출 수 있게 됐다. 단추 한 번만 누르면 샐러드용 채소의 물기를 말끔하게 떨어내는 제품도 내놨다. 다른 회사들도 따라왔다. 옥소가 새로운 표준이 됐다.

옥소의 직원은 70명. 최근 5년간 이들에게 아기 25명이 생겼다. 갑자기 사무실이 '성난 엄마들(angry moms)'로 가득 찼다. "이 유아용품은 불편해. 고쳐야 해." 옥소 직원들의 업무는 불편함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이다.

시장은 외쳤다. "편리하게 만들어라. 기꺼이 사주마." 미국 내 주방용품 전문매장과 백화점 매장에서 팔리는 물량의 절반 정도가 옥소 제품이다. 고학력·고소득·기혼자 가정이 주요 고객이다. '옥소 제품에 매우 만족한다'는 고객이 94%다.

옥소의 경쟁력은 디자인이다. 180개가 넘는 디자인상(賞)을 받았다. 하지만 옥소에는 디자인 부서나 디자이너가 없다. 고인 물은 썩는다. 외부의 디자인 회사 9곳과 일한다. 온 세상의 아이디어를 모은다.

주방용품 값은 기껏해야 10~20달러. 비용절감이 핵심이다. 옥소는 자체 공장이 없다. 같은 비용으로 최고 품질을 낼 수 있는 공장을 찾아 세계를 뒤졌다.

옥소는 창업 이후 해마다 매출이 평균 27%씩 뛰었다.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 교재에 15년째 성공 사례로 올라 있다.

"미국 가정이라면 적어도 1~2개 가지고 있는 용품."(2006년 미 공공 라디오 네트워크 NPR)

"디자인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인 회사."(2008년 미 쿠퍼 휴이트 국립미술관)

"불황을 모르는(No-Recession) 회사."(2009년 비즈니스위크)

세상은 옥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옥소의 알렉스 리(Alex Lee·51) 사장을 지난 4일 WeekyBIZ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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