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우버가 불매운동 당한 이유
Opinion
카라 알라이모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
최근 미국 기업들은 반(反)트럼프 세력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가족과 지지 기업의 제품을 파는 아마존·자포스·메이시스 등의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사지 말자는 '지갑을 닫아라(Grab Your Wallet)'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도 타깃이 됐다. 뉴욕에서 반트럼프 택시 시위가 벌어졌을 때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려 사업 기회로 삼으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우버를 삭제하자(DeleteUber)'는 문구가 소셜미디어를 점령했고, 실제 20만명이 휴대전화에서 우버 앱을 삭제했다.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미국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트럼프의 딸 이방카의 패션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지지층이 노드스트롬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스타벅스가 난민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지지층은 역시 스타벅스 보이콧 운동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정치적 이슈에 기업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게 과연 이득일까. 질문에 답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를 고려할 것을 권한다.
첫째, 정치 현안이 기업의 핵심 사업과 관련이 있는지 자문해 보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웨버샌드윅 등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의 핵심 가치와 관련된 정치 논란에 입을 여는 것을 대체로 좋게 평가했다. 핵심 인력이 이민자 출신인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CEO가 기업의 주력 사업과 별 관련이 없는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경우 사람들은 이를 매출 증가를 노린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고,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웨버샌드윅은 "기업이 민감한 정치 이슈를 두고 공식 성명을 낼 때는 누가 봐도 명확하고 가치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판받아도 즉각 반응 말아야
둘째, 기업의 중심인 직원과 소비자, 투자자, 이사회 등이 회사가 정치적 현안에 개입하길 원하는가를 질문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최고의 직원을 유지하고 싶으면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새 직원들은 기업이 개인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소셜미디어에서 곧바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한 직원은 CEO가 트럼프의 인수위원회에 합류하자 사표를 내고, 반발의 의미로 이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IBM의 한 직원은 CEO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공개서한을 보내자 회사의 주요 가치인 다양성, 포괄성, 윤리 경영 등을 재차 확인하고 지켜줄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현재 이 운동은 2000명 이상의 서명을 얻었다.
만약 두 질문의 대답이 '아니요'라면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헬리오 가르시아 로고스컨설팅그룹 회장은 기업들이 설령 비판을 받더라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기업의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들은 비판에 너무 빨리 대응해 논란을 필요 이상으로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기업이나 유명 정치인이 개입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키우지 않는 이상 대부분 부정적인 여론은 새로운 논란거리에 묻혀서 사라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