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Small Champion] 속도 측정 카메라 제조 '갓소미터'

Analysis 할렘(네덜란드)=류정 기자
입력 2013.04.27 03:04

직원 100명 회사가 세계 교통단속시스템 시장 60% 점유… 운전자들과 소송 수백 건 벌였지만 한번도 안 져

1950년대 네덜란드의 젊은 카레이서 모리스 가초니더스(Gatsonides)는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당시엔 심판이 초시계로 시간을 쟀는데 심판들이 프랑스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시간을 재며 텃세를 부렸기 때문이다. 공정한 판단을 받고 싶었던 그는 오차 없는 속도 측정 장치 개발에 매달렸다. 1958년 이렇게 탄생한 것이 세계 최초의 갓소미터(GATSOmeter) 속도 측정 카메라다.

가초니더스는 이 기계가 도로 안전을 위한 속도 감시 용도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업 영역을 넓혔다. 1965년에는 신호등 위반 감시 카메라를 최초 개발했다. 갓소미터는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 4만5000개의 시스템을 설치해 교통 단속 시스템 시장의 60%를 점유한 스몰 챔피온(Small Champion)으로 성장했다. 직원 100명, 연매출은 2200만유로(약 300억원) 규모다. 영국에선 신호 위반에 걸리는 것을 뜻하는 단어로 '갓소드'(Gatsoed)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Weekly BIZ는 현재 갓소미터 CEO를 맡고 있는 창업자의 손자인 티모 가초니더스를 네덜란드 할렘(Haalem)의 갓소미터 본사에서 만났다.

갓소미터의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교통사고 얘기부터 꺼냈다.

"교통사고는 사고가 아닙니다. 사고는 비행기 납치 사건처럼 예방할 수 없는 사건을 말하죠. 하지만 교통사고는 조금만 조심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요. 우리는 운전자들이 과속하지 않고, 신호를 잘 지키도록 해서 사고를 줄인다는 보람을 갖고 일합니다. 바로 생명을 구하는 비즈니스죠."

◇까다로운 고객도 이해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라

그는 "우리 회사는 가족 기업이다 보니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 이익을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갓소미터의 고객 중심주의는 '맞춤형 시스템 개발'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덴마크 같은 나라는 교통 법규 위반에 대한 책임을 운전자에게 묻는 반면 스웨덴 같은 나라는 차량 소유주에 책임을 묻는다. 이 때문에 단속 카메라는 운전자를 찍을지 차량 번호를 찍을지, 둘 다 찍을지를 경우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또 네덜란드 같은 곳은 교통 단속부터 벌금 부과까지의 전 과정이 자동화돼 있어 경찰이 수작업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갓소미터는 이를 위한 전체 디지털 시스템을 개발해 네덜란드 정부에 납품하고 있다.

가초니더스 사장은 "고객이 아무리 까다롭더라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우리는 그 요구를 맞춰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많은 아시아 국가의 교통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교통 단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단속 장치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며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수백건 소송에서 패소율 제로

갓소미터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약 300만유로로 연간 순이익에 버금간다. 이런 투자의 결과로 개발된 것이 '구간 속도 측정 시스템'과 11메가화소를 구현하는 '디지털 교통 단속 카메라', '레이더 카메라 시스템'이다. '구간 속도 측정 시스템'은 일정 구간에 진입할 때와 빠져나갈 때의 평균 속도를 측정해 과속 여부를 결정하는데 적발률이 95%가 넘어 일반 교통 단속기의 적발률 60%를 넘는다.

속도 카메라에 걸려 벌금을 내는 등 처벌받은 운전자들이 "카메라 속도 측정이 잘못됐다"며 정부와 갓소미터 상대로 소송을 벌인 경우가 수백건에 달하지만 갓소미터는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동차 주행 속도를 5%만 낮춰도 치명적인 충돌 사고가 20% 줄어들고, 속도 측정 카메라를 설치하면 교통사고 사상자가 30% 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사람이 자신의 아이들이 다니는 도로에는 카메라가 설치되길 바라면서도 운전을 할 때엔 과속하면서 딱지 떼기는 싫어하는 님비(NIM BY·지역이기주의)와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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