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다양한 맛은 역시 상압증류"··· 감압증류는 日서 유행

입력 2020.07.10 03:00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해 알코올과 다양한 향기 성분들을 농축시켜 만든다. 증류주 제조는 물과 알코올의 끓는 온도가 다르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고 알코올은 78도에서 끓는다. 그래서 증류기 본체에 발효주(가령 막걸리 혹은 맥주)를 넣고 증류하면 상대적으로 알코올이 잘 증발되기 때문에 증류액의 알코올 도수(농도)가 처음 발효주의 그것보다 높아진다.

여기서 물의 끓는 점이 100도라는 것은 증류기 속 기압이 대기압(상압)일 때를 말한다. 그런데 강제적으로 내부 기압을 낮추면 끓는 점이 낮아져 낮은 온도에서도 끓게 된다. 이 방법이 감압 증류 방식이다. 그런데 이때 생성되는 것은 알코올 성분만이 아니다. 술 속의 수백 가지 미량 성분이 저마다 끓는 점에 도달할 때 서로 결합하거나 분해해 새로운 성분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상압 증류 방식보다 증류 온도가 낮은 감압 방식은 술 맛을 좌우하는 이런 미량 성분들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증류주의 깊고 다양한 향을 선호하는 술 개발자는 상압 증류 방식을 선호한다.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는 "전통적인 상압 증류기를 이용한 위스키나 브랜디의 향이 풍부하고 맛이 중후한 것은 술의 개성을 결정하는 다양한 성분들이 상압 증류 과정에서 많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료가 갖고 있는 특유의 향을 살리려면 상압 방식 증류가 낫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윈저, 골든블루 같은 위스키뿐 이나라 고운달(오미자 증류주), 문경바람(사과증류주) 등 전통 스타일의 증류주도 개발한 증류주 전문가다. 국내에서 수백년 동안 사용해온 전통 소주고리 역시 상압 증류 방식이다. 감압 증류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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