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팬들은 좀 침착해야 한다

    •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20.07.10 03:00

[WEEKLY BIZ Column]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작년 봄으로 가보자.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작년 2분기 9만5000여 대의 전기차를 출고했다. 주가는 235달러였고 회사 가치는 400억달러(약 47조8600억원)였다. 하지만 지금 테슬라의 주가는 1200달러 이상이 됐고 시가총액은 2200억달러(약 263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업체로 꼽혔던 도요타를 능가했다.

그런데 숫자를 자세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 작년 2분기보다 약 5% 줄어든 9만1000여 대의 전기차를 출고했다. 테슬라 팬들은 테슬라를 단순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아마존 같은 IT(정보기술) 회사로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테슬라 전기차 출고 수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그럼 최근 주가와 시가총액의 급격한 상승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테슬라 주가의 폭등은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많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의 현재 매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매출은 폴크스바겐 전체 매출의 4% 수준이다. 다만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가 향후 청정 운송 및 청정 에너지 차량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덕분에 테슬라 주식은 올해 애널리스트들이 원래 예상했던 숫자보다 320배 높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작은 뉴스에도 열광하는 테슬라 팬들의 과민반응은 작년에는 나름 합리적이었다. 테슬라는 작년에 많은 직원을 해고했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도 계속 줄어드는 등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주주들이 작은 뉴스에도 과민하게 반응할 만했다. 지금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은 80억달러(약 9조5720억원)가 넘지만, 작년 3월까지만 해도 22억달러(약 2조6323억원)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시 적자가 아닌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주가 등을 포함한 모든 분위기가 반전됐다. 테슬라 라이벌인 아우디나 메르세데스 벤츠 같은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은 애매한 전기차는 테슬라를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테슬라의 품질이 좋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인식시켰다.

그럼에도 현재 테슬라 주가는 어떤 표준 지표로도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머스크조차 2020년 초부터 현재 약 3배 가까이 오른 주가가 너무 높다고 했을 정도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다. 테슬라 주주들이 작은 소식에도 과하게 반응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리더로 우뚝 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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