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기계에 맡겨선 안돼" 아직도 입으로 불어

입력 2020.06.26 03:00

하리오의 시바타 야스히로 CEO

하리오는 질 좋은 원두를 직접 내려 마시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해왔다. 커피 용품인 드리퍼와 포트, 사이폰 등 폭넓은 제품에 내열유리가 사용되는데 하리오는 기술력과 디자인을 최대한 활용한 제품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엔 내열유리 기술을 응용해 뜨거운 차(tea)를 우려낸 후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유리 텀블러를 내놓았다.

하지만 커피 용품 시장은 치열한 경쟁 시대에 진입했다. 하리오의 최고경영자(CEO)인 시바타 야스히로(柴田保弘·76)는 하리오의 미래를 내다보며 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유리 공방 램프워크 팩토리(Lampwork Factory)가 대표적인 사례다. 불에 녹인 내열유리를 자르거나 구부리고 연결해 장인들이 액세서리 등의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보면서 유리 세공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는 곳이다. 특히 버너에 달군 유리는 금세 식어버려서 시간과의 승부가 중요한데 오랜 시간을 통해 축적한 장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현재 이 유리 공방은 도쿄 니혼바시 등 7곳에서 운영 중이다.

하리오는 주력 제품을 담당하는 디자이너 20여 명이 공방의 장인이 새로운 조형 방식이나 형태 등 기술 피드백을 주면 상품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시바타 CEO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보지 않고서 모든 걸 기계로 대체하는 건 제조업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하리오는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공장에서도 여전히 일부 제품은 장인들이 제조 공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전용 막대를 이용해 입으로 바람을 불어 유리 제품의 형체를 만드는 블로 성형이나 손으로 다듬는 작업을 담당한다. 지금도 커피포트의 주입구는 반드시 이러한 수작업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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