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도 없다, 오염도 없다, 연료도 싸다··· 조용히 떴다, 전기 비행기

입력 2020.06.26 03:00

위기의 항공산업, 돌파구로 떠오른 전기 비행기

미국 매그니엑스는 작년 12월 완전 전기 상용 비행기의 최초 시험 비행에 이어, 지난 5월 두 번째 시험 비행(사진)도 성공했다. / 매그니엑스
세계 항공 산업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파산 위기 등 재앙을 겪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고 나선 이가 있다. 작년 12월 세계 최초로 완전한 전기 상용 비행기의 시험 비행에 성공한 미국 전기 비행기 개발 업체 매그니엑스(MagniX)의 로이 간자르스키(Ganzarski)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는 항상 변화를 낳는다"며 "그 변화의 중심은 전기 비행기(electric aviation)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왜 항공 산업의 돌파구로 전기 비행기를 꼽았을까. 전기 비행기는 정말 항공 산업을 되살릴 수 있을까.

현재 세계 항공 산업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환경보호가들이 지구온난화 등 환경 파괴 주범으로 비행기를 꼽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 사태로 항공 수요가 격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 산업의 부채는 올해 말에는 연초 대비 28%나 증가한 약 5500억달러(약 66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망한다.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직접 나서 항공사를 구제해야 할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대형 항공사 12곳 중 10곳은 조건부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미국 재무부 제안에 지난 4월 잠정 합의했다. 총 250억달러(약 30조원)를 지원받는 항공사들은 고용을 유지함과 동시에, 무상 지원(70%)을 제외한 지원금(30%)을 나중에 주식 등으로 정부에 상환해야 한다.

항공 산업의 새 대안, 전기 비행기

이처럼 침체에 빠진 항공 산업을 꺼내줄 구세주로 전기 비행기가 떠오르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전통 비행기는 제트엔진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전기 비행기는 환경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고 효율적 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전기 비행기는 전통 비행기보다 소음이 50~80%까지 감소해 관련 민원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에 생기는 기름때 청소도 필요 없기 때문에 유지 관리 비용도 40~70% 저렴하다. 충전(주유) 비용도 전통 비행기의 5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전통 비행기가 30분을 날기 위해서 항공유를 300달러(약 35만원)어치 써야 했다면, 전기 비행기는 단돈 6달러(약 7200원)어치 전기만 충전하면 된다는 얘기다.

스티븐 배럿(Barrett)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우주항공학 교수는 "전기 비행기는 도시들을 환경오염에서 구해줄 수 있으며 소음 고통에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 비행기로 움직이는 전통 비행기보다 유지 비용은 물론 주유 비용까지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전통 비행기 제조업체들도 전기 비행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멘스와 함께 전기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보잉은 항공 스타트업과 함께 하이브리드 전기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택시·버스 대체 수단으로 개발 중

하지만 아직 전기 비행기의 한계도 분명하다. 먼저 현재 기술 수준에서 전기 비행기 제작 비용은 일반 비행기보다 아직 비싼 단점이 있다. 또 현재 배터리 기술에 한계가 있어서 장거리용 전기 비행기 개발은 아직 어렵다. 이 때문에 장거리용 전기 비행기보다는 항공 택시 같은 단거리용 전기 비행기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일명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이라고도 하는 수직 이착륙 항공 택시 등 단거리용 전기 비행기는 과밀 도시의 지상 교통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분야의 시장 규모가 2040년 약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매그니엑스도 160㎞를 날 수 있는 단거리용과 860㎞를 날 수 있는 중장거리용 전기 비행기 개발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나중에는 버스와 택시 같은 지상 교통을 대체하는 것이 전기 비행기 산업의 거시적 목표다.

WEEKLY BIZ는 전기 비행기 개발 업체 매그니엑스의 로이 간자르스키 CEO와 무엔진 비행기를 최초로 개발한 전문가인 스티븐 배럿 MIT 교수 등에게 전기 비행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