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오염시키는 비행기는 제발 타지마세요"

입력 2020.06.26 03:00

스웨덴 17세 소녀가 일으킨 '플뤽스캄 열풍'

그레타 툰베리는 “비행기를 타지 않아야 환경오염을 멈출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비행기를 타지 않아야 환경오염을 멈출 수 있다”고 역설한다. / 블룸버그
'Flygskam(플뤽스캄)'. "비행기를 타는 것에 수치스러움을 느낀다"는 뜻의 스웨덴어 단어가 유럽 항공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항공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항공 업계에서는 현재 비행기보다 운행비가 적게 들고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하며 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 비행기가 현 위기의 돌파구로 꼽히는 모양새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비행기를 탄 승객 1명이 1㎞를 이동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자동차(104g)의 3배, 기차(14g)의 20배 수준인 285g에 달한다. 플뤽스캄은 이처럼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환경을 파괴하는 비행기를 타지 말자는 단어이자 문화 현상이다. 이 중심에는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Thunberg·17)가 있다.

툰베리는 솔직하고 대담한 연설로 대중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툰베리는 작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로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의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툰베리는 작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툰베리에게 귀감을 받은 130여 나라 청소년 160만여 명이 환경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비행기 타기 반대 운동에 이어 지난 2월부터는 코로나 사태까지 심화하기 시작하면서 항공 업계에서는 "당장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항공사 매출 손실은 309조원으로 전망될 정도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항공 업계를 뒤덮은 가운데, 전기 비행기가 작은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 항공 택시 등 일명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으로도 불리는 단거리용 전기 비행기가 곧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단거리용 전기 비행기가 상용화되면 버스와 택시를 대체하는 새로운 운송 수단이 돼 항공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유류 할증료도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비행 요금 부담도 덜할 전망이다. 스티븐 배럿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우주항공학 교수는 "현재 비행기 타기 반대 운동 등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전기 비행기가 이런 흐름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전통 비행기 같은 낡은 시장에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 항공 택시 같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