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곤경에 처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 보비 고시 경제 칼럼니스트

입력 2020.06.12 03:00

[WEEKLY BIZ Column]

보비 고시 경제 칼럼니스트
보비 고시 경제 칼럼니스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에 대해 큰 고충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는 50년 만에 사우디 경제에 큰 충격을 안긴 코로나 바이러스와 러시아 상대 석유 전쟁이 결합한 산물이다. 비록 사우디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는 비교적 적지만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탓에 사우디 왕세자는 경제정책 중 하나인 비전 2030 계획 실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빈살만은 지난 몇 달 동안 중요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교훈은 불안한 사우디와 미국의 외교 관계다. 이번 석유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 압박으로 끝났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정권 교체로 변화를 노리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빈살만 왕자의 대척점에 선 국내외 비판론자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회 의원들은 사우디 정부에 빈살만의 사촌 중 한 명인 압둘아지즈 왕세자를 석방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압둘아지즈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2년 동안 혐의도 없이 수감돼 있다.

빈살만은 이러한 내외의 여러 압력에 힘으로 대응해 왔다. 2년 전 여름,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이 사우디 활동가들의 체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을 때, 빈살만은 캐나다와 맺은 외교 관계와 새로운 무역 거래를 중단했다. 하지만 현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그는 유럽에 무역 제한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비판 여론도 아직 혁명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 내 빈살만의 권력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기 있는 왕자'라는 이미지도 오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해 11월 빈살만은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개최로 국제적 명성을 높일 계획이었다. 명목상 빈살만은 회의의 주최자지만 이는 결국 왕세자의 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서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요구를 무시한 채 빈살만의 체면을 살려줬다. 빈살만은 트럼프가 오사카에서 그랬듯 또다시 그를 곤경에서 구해주길 바랄 것이다. 사우디인들은 빈살만이 전무후무한 곤경을 겪고 있는 이 시기를 극복해줄 지도자가 돼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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