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오고 소화 안되고 손발이 차다? 茶로 다 치료됩니다

    • 이경미 차움푸드테라피클리닉센터장

입력 2020.06.12 03:00

만성 염증 줄이는 똑똑한 음료 선택법

카모마일차
모든 식물에는 생리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활성 물질들이 있다. 식물의 껍질이나 뿌리, 씨앗에 있는 활성 물질들을 뜨거운 물로 추출한 것이 차(茶)이다. 이러한 활성 물질들의 특성에 따라 차마다 우리 몸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약간씩 다르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 기호품이라고 생각하는 커피나 차는 인류 역사에서 의약품이 없던 시절 약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식물들과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현대 의약품들도 그 기원을 보면 과학 발달과 함께 자연 유래 활성 물질들에 대한 연구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1897년 최초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줄기 껍질의 살리실산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들어졌다. 항암제 탁솔은 주목나무 성분에서 탄생했다. 위염약 성분 중에는 쑥이나 양배추 성분을 합성하여 개발된 약이 있다. 이처럼 그동안 자연의 원료 성분을 통해 약이 만들어졌다면 이제 다시 자연 속 식품과 재료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약처럼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음식이나 음료의 생리 활성 물질들이 부작용 없이 우리 몸의 기능을 도와주는 보조제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경미 차움푸드테라피클리닉센터장
이경미 차움푸드테라피클리닉센터장
커피, 인슐린 분비 도움… 칼슘 빠져나가

커피에 대한 각자의 취향은 다르겠지만, 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커피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으므로 커피 종류 선택과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커피는 장기적으로 인슐린 분비와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서 다양한 질환들의 뿌리인 만성 염증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파킨슨병, 치매와 관련한 여러 결과를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칼슘이 소변과 함께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위궤양, 위식도역류증, 불안, 불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330㎎ 이상이면 뼈 건강과 관련해 위험한 수준인데, 톨 사이즈 커피에 카페인이 약 150㎎ 들어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하루에 두 잔 이하로 마시는 게 적절하다. 개인에 따라서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을 못 자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커피를 안 마시는 게 좋고 마신다 해도 오후 시간은 피하는 게 낫다. 카페인 대사가 느린 유전적 특징을 가진 경우 적은 양의 커피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식물의 뿌리와 잎의 성분을 뜨거운 물로 추출하는 차에는 기본적으로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우러나게 된다. 페퍼민트차는 복통과 소화불량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녹차의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발효를 거치지 않은 녹차가 홍차나 우롱차보다 카테킨 함유량이 더 높다. 녹차는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과 특정 암 예방에 도움이 되고 구강 건강, 체중 감소에 대한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녹차를 섭취한 사람들에게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중, 복부 지방, 피하 지방 등이 감소했고, 특히 동양인들에게서 그 효과가 컸다.

생강차는 생강의 매운맛 성분인 진제론과 쇼가올이 발한 작용 외에도 위액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 안을 따뜻하게 해 준다. 식욕이 없을 때, 위가 약해졌을 때나 손발이 늘 차가운 사람의 경우 도움이 된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생강이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를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딱히 약이 없는 입덧에 활용할 수 있고 멀미, 항암 치료나 수술 후 구역, 구토와 같은 위장관 증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시판되는 차에 향이 첨가된 경우가 있는데 되도록이면 유기농 잎차가 낫고 향이나 당분이 들어 있지 않은 차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나은 선택이다.

음식과 음료의 카페인 함량 / 생활 속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차
무심코 마시는 음료가 체중 증가 원인

달지 않게 느껴지고 무가당이라고 되어 있어도 우리가 마시는 음료에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당분은 혈당을 빠르게 높여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성분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당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보고 하루 설탕 권장량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2014년에 천연당을 제외한 첨가당의 1일 섭취량을 티스푼 6개 분량인 25g으로 하향 조정했다. 탄산음료에 24g, 믹스 커피에 7g, 캔 커피에 20g, 과채 주스에 20.2g의 당분이 들어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스 한 잔만 마셔도 하루 설탕 섭취량을 대부분 섭취하게 된다. 특히 음료수의 당분으로 사용되는 액상 과당은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고 바로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중 증가 원인이 된다. 또한 간에서 대사되어 중성지방, 요산, 유해활성산소 등 여러 가지 부산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신장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커피 프림 코코넛유… 돼지고기보다 포화지방 많아
믹스 커피보다 아메리카노 마시길

커피는 종류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액상 과당을 함유한 시럽을 넣은 캐러멜마키아토, 경화된 코코넛유 성분의 프림을 함유한 믹스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비교했을 때 당분과 포화지방 성분 때문에 체중 증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커피 프림의 지방이 식물성 지방이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커피 프림의 코코넛유는 식물성이지만 포화지방 비율(87%)이 돼지고기(58%)보다 오히려 높다. 또한 보존 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 경화 과정을 거치는데 미국영양학회와 당뇨병학회에서는 트랜스지방뿐만 아니라 포화지방, 경화 코코넛유의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러한 기름이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비만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포화지방의 1일 영양소 기준치는 약 15g이다. 하루에 믹스 커피 한 잔에 사용되는 커피 프림(경화 코코넛유)이 3~5g이므로, 다른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포화지방을 고려했을 때 무심코 먹는 믹스 커피 한두 잔만으로도 포화지방 권장 섭취량을 훌쩍 넘길 수 있다. 또한 함께 포함되어 있는 당분도 고려해야 한다. 커피를 마신다면 아메리카노를 권한다.

일반적으로 식품 선택보다 소홀해지는 것이 음료 선택이다. 건강한 샐러드를 선택해도 건강하지 못한 성분의 샐러드드레싱이 건강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처럼 애써 음식을 신경 써 먹어도 일상에서 무심코 마시는 커피 같은 음료가 의외로 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건강한 식습관 실천이 쉽지 않다면 먼저 주스나 커피와 같은 음료 습관을 들여다보고 이것부터 바꿔나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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