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는 나라 경제 지키는 수호자, 위기의 완충자"

입력 2020.06.12 03:00

우다이비르 다스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

"국부펀드는 한 나라의 경제를 지키는 수호자(guardian)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금융 안정과 국부펀드 분야를 맡고 있는 우다이비르 다스(Das·63)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은 WEEKLY BIZ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수호자론을 펴며 국부펀드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2014년 인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는 우다이비르 다스(Da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
2014년 인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는 우다이비르 다스(Da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은 큰데 금리가 낮아 수익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습니다." 그는 국부펀드가 해외 자산 중 일부를 팔아 국내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했다.

다스 부국장은 "국부펀드들은 기본적으로 전략적 관점에서 자국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의무가 있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은 이미 정부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SOS를 받고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의 큰 교훈은 탄력적 경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린 충격받기 쉬운 세계에 살고 있고 (국부펀드 같은) 강한 완충장치를 만들어야 필요할 때 용이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는 한 국가의 펀더멘털(기초 체력), 미래 리스크(위험)를 평가할 때는 부채뿐만 아니라 갖고 있는 국부펀드, 천연자원 등 자산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한 나라의 부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부펀드, 사회적 책임 투자 주도해야

IMF는 2008년 주요 국부펀드들과 '산티아고 원칙'을 만드는 산파 역할을 했다. 산티아고 원칙은 국부펀드 운영을 위한 일반 원칙으로, 투명한 지배 구조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국부펀드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즘 국부펀드들은 국경과 자산 종류를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운영합니다. 인구 통계, 기후변화, 기술의 전환 등 장기 트렌드를 중요하게 봅니다. 포트폴리오를 짜고 펀드매니저를 정할 때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함께 고려합니다."

다스 부국장은 국부펀드의 사회적 책임 투자(ESG)를 강조했다. "이제 (수익률을 넘어) 좀 더 총체적인(wholistic)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환경, 사회, 기업 거버넌스(지배 구조) 문제에 초점을 맞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국부펀드는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국가 재원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다"며 "이런 속성 덕분에 투자를 훨씬 보편적이고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조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이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사회적 책임 투자로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고, 이는 결국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스 부국장은 지난해 IMF 금융 평가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발표했다. 한국 경제와 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활동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한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양호합니다. 다만 성장의 불확실성, 가계 부채 증가 등 취약한 부분이 증가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는 "한국 정부가 경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호황기에 만들어진 재정과 통화의 공간(여력)을 잘 이용하고 있다"며 대체로 낙관론을 폈다.

"큰 방향과 궤적을 살펴야 합니다. 일부 펀드 등이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분배하는 것을 보고 길을 잃거나 오도해선 안 됩니다."

다스 부국장은 "한국 시장은 테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주식 거래가 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하이 베타 시장'이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공사에 대해선 명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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