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보다 월마트가 장사 더 잘했다… 비결은 '온라인 주문 후 매장 픽업'

입력 2020.05.29 03:00

[On the Data] ⑤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 업체 월마트와 디지털 유통 혁신의 상징인 아마존. 대유행병 시대에 어디가 더 장사를 잘했을까? 최근 숫자가 나왔다. 승자는 월마트였다.

최근 월마트의 1분기(2~4월) 실적 발표가 글로벌 유통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순이익이 3.9%(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기 때문. 매출은 1346억2000만달러로 8.6%가 늘었다. 모두 시장 예측을 뛰어넘은 것. 아마존, 월마트, 홈디포, 타겟 등 미국 유통 거물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나온 가운데 순이익을 낸 회사는 월마트가 유일했다.

아마존은 올 1분기(1~3월) 매출이 754만5000달러로 26%나 늘었지만 실속이 없었다. 순이익이 30% 가까이 줄었기 때문. 우리 돈으로 1조3000억원이 줄었다. 뭔가 그림이 이상하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것 아니었나.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세계적 위기에서 '준비된 자의 내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3월 반짝한 식품, 위생용품 등 사재기 덕분만은 아니라는 것. 전 세계 27국에 매장 1만1500곳을 운영 중인 월마트는 오프라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디지털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1분기 온라인 매출(미국 기준)은 1년 새 74%가 늘었다. 사상 최대 폭이다. 코로나 사태로 '매장 픽업'이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한 뒤 가까운 매장에 차를 몰고 가서 받아오는 방식이다. 직원들이 물건을 직접 트렁크에 실어준다. 이는 월마트의 강점인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것. 월마트는 배송비를 아낄 수 있고 소비자는 바로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10달러를 추가로 부담하면 식료품 등 생필품을 2시간 이내 배달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미국 인구의 90%가 월마트 매장에서 10마일(16㎞) 이내에 산다고 할 정도로 촘촘한 공급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가 미국으로 확산된 지난 3월에는 시간제 근로자 23만5000명을 추가 고용하며 수요 폭증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현장 직원들에겐 초과·위험 근무 수당을 풀었다.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이 더 많이 늘었다. 현지 매체들은 "월마트가 아마존에 비해 인건비나 물류비 등 인상 충격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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