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근로자에 로봇을… RPA가 세계 사무실 바꿀 것"

입력 2020.05.15 03:00

전문가가 말하는 AI로봇 시대
다니엘 디네스 유아이패스 CEO

RPA 도입시 직원들 생산성 75% 오르고 만족도 50% 향상
2001년 빌 게이츠가 '1인 1컴퓨터' 말했듯 '1인 1로봇' 시대 온다

다니엘 디네스 유아이패스 CEO
유아이패스
유아이패스(UiPath)는 RPA(로봇 활용 공정 자동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2005년 루마니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며, 일정 관리 같은 단순 업무를 자동화하는 설루션을 개발한다. 모든 근로자에게 로봇을 제공하는 '1인 1로봇'이 궁극적인 목표다. RPA는 화이트칼라(사무직) 로봇의 한 종류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로봇'이다. 앱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깔면 영수증 처리 같은 단순 업무를 대신 처리해준다. 유아이패스의 지난 2015~2018년 연평균 자기자본 성장률(CAGR)은 621.5%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유아이패스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2위에 선정했다. 현재 유아이패스 RPA를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만 6000여 개에 달한다. 금융과 제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쓰인다. PWC와 월마트, 유엔(국제연합) 등이 주요 고객사다. RPA는 무엇이고 왜 많은 기업들이 쓸까. 다니엘 디네스(Dines) 유아이패스 최고경영자(CEO)에게 물어봤다.

다니엘 디네스(Dines) 프로필 / 유아이패스(UiPath) 개요 /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의 개념도
직원을 단순 반복 작업에서 해방

디네스 CEO는 RPA야말로 단순 반복 작업 부문에서 직원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단언한다. 한 대기업이 RPA를 도입하면 1년에 최대 300만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1500여 명의 인력이 1년간 해야 할 일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도 RPA 도입 시 직원들의 생산성은 75%, 업무 만족도는 50%가 각각 향상된다고 밝혔다. 디네스 CEO는 RPA 예시 중 하나로 비용 처리를 꼽았다. 통상 직원들은 법인카드 등의 비용 처리를 위해 영수증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입력하고 상사에게 보고한 후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RPA를 도입하면 이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다. 그는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인사팀이나 회계팀에 최적화한 비용 처리 프로세스를 입력할 수 있다"며 "간단한 숫자 입력으로 보고서를 만들고 제출도 해준다"고 말했다.

RPA의 다른 예시로는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 등의 온보딩(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이 꼽힌다. 신입사원 등에게 필요한 계정 생성이나 서비스 연결 등이 RPA에 보내는 이메일 한 통으로 끝난다. 부서명과 자신의 이름, 상관 등의 이름만 적으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RPA의 원리는 자율주행차와 같다. 자율주행차는 컴퓨터 비전(기계의 시각 부분)이라는 핵심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해 현실 도로 위의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 물체를 식별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상황별로 대처를 한다. RPA는 사용자의 컴퓨터나 스마트폰 내부의 인터페이스를 앞서 언급한 현실 도로처럼 인식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차가 다른 차량을 인식하듯 RPA는 사용자가 쓰는 앱 등을 종류별로 식별하고 그에 맞는 대처를 한다. 디네스 CEO는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앞 차량과 거리를 두고 항공권을 예매할 때는 웹사이트에 들어가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사는 것처럼 RPA가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인간의 행동이나 기술을 모방해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듯 RPA가 소프트웨어를 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유아이패스는 RPA를 처음 개발한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유아이패스(2005년 설립), 오토메이션 애니웨어(2003년), 블루 프리즘(2001년) 등 글로벌 RPA 3대 기업 가운데 가장 늦게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게 가장 빠른 속도로 RPA를 기업들에 보급한 기업으로 꼽힌다. 디네스 CEO는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능'에 집중한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디지털로 전환해 '인간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최대 규모의 연방 정부 기관인 재향군인회에서는 파병을 끝낸 군인들에게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수단으로 RPA를 활용하고 있으며, 유엔에서는 RPA 덕에 1년에 난민 300만명을 추가로 도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화이트칼라 로봇의 확산이 빨라질 전망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화이트칼라 로봇의 확산이 빨라질 전망이다. / Pxfuel
'1인 1로봇 비서' 제공이 목표

또 다른 유아이패스 성공 비결로는 남다른 기업 철학이 꼽힌다. 유아이패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1인 1로봇'이다. 모든 근로자에게 똑똑하고 빠른 로봇 비서를 제공하는 게 디네스 CEO의 꿈이다. 근로자들이 지루한 업무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혁신 기술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디네스 CEO는 "2001년 당시 잠시 엔지니어로 일을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모든 책상과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 보급하겠다'고 했다"며 "나의 목표는 모든 사람에게 로봇을 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RPA의 한계도 명확하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 외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RPA는 수천개의 직업을 뺏을 도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네스 CEO는 "RPA는 직원들의 일자리를 뺏는 기술이 아니라, 직원들이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쉬지도 않고 돕는 보좌진"이라며 "점점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을 RPA에 적용시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로봇 비서를 만드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비용이 저렴하고 효율도 뛰어난 화이트칼라 로봇의 채용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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