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을 줄이는 똑똑한 물 고르는 법

    • 이경미 차움푸드테라피클리닉센터장

입력 2020.04.17 03:00

날, 물로 보지마!

우리 몸의 60%는 물로 이루어졌다. 단단해 보이는 우리 몸도 실은 세포들이 물에 둥둥 떠 있는 상태라고까지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 세포 안과 밖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된다.

그만큼 물은 우리 몸의 기능과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이나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들보다 많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다른 영양소들은 부족해도 오랜 시간, 몇 개월 또는 몇 년까지도 살 수 있는 반면 물 없이 며칠 이상을 생존할 수 없다는 점만 봐도 물이 매우 중요한 영양소임을 알 수 있다. 물은 일종의 용매로 작용해서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 당과 여러 가지 작은 분자를 싣고 영양소를 세포로 전달한 후 다시 세포의 노폐물을 전달받아 제거한다. 그래서 수분이 부족하면 신체 대사와 순환이 느려지고 세포 재생력과 기능이 떨어진다. 염증을 일으키는 체내의 노폐물이나 중금속 등의 이물질은 우리 몸에서 소변, 대변, 땀, 호흡 등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러한 과정에 물이 관여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무엇을 먹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어떻게 마시느냐가 만성 염증을 결정한다.

물만 잘 마셔도 염증 줄어

물에 대해 다양한 얘기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하루 7~8잔(1.5L) 이상 충분히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속 수분이 매일 피부를 통해 땀으로 배출되거나 배설에 의해 없어지기 때문에 매일 2.5L의 물을 새롭게 보충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기본적으로 수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별도로 챙겨 먹어야 하는 물의 양은 약 1.2~1.5L가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음료수는 물이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깨끗한 물로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료수에는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체중 증가를 비롯한 여러 가지 대사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커피는 한 잔 마셨다면 같은 크기의 잔으로 물 두 잔을 보충해 줘야 할 정도로 많은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물에 대한 여러 가지 설 가운데 그나마 몇 가지 생활에 적용하면 좋은 것은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되어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으니 식사 전후로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물을 마시는 것, 특히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갑거나 뜨거운 물 모두 식도와 위장관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이 좀 더 나은 선택이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A 가 녹아 나올 수 있어 햇빛이 비치거나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지 않는 등 유통과 보관 과정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차량에 보관되었던 생수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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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수·탄산수 건강 효과 불확실

물을 사 먹는 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물을 사서 먹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보리차를 끓여 먹었던 전통을 현재의 시각으로 되짚어 보면 물을 끓여서 세균을 없애고 곡물로 각종 이물질을 흡착해서 제거하는 자연적인 정수 기능과 함께 보리에서 나오는 미네랄과 수용성 식이섬유가 식수에 추가되었을 테니 굉장히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다.

물을 사 먹게 되면서 시판되는 물의 종류도 다양해져 물마다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 하다 보니 어느 때보다 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러한 관심 증가에 따라 입증되지 않은 효능·효과를 강조하며 납득되지 않는 비싼 가격으로 상업적 이득을 얻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수소수를 들 수 있다. 수소수는 수소(H2) 분자가 이온으로 바뀌지 않고 분자 상태 그대로 녹아 있는 물이다. 미세 먼지 제거 및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업체의 주장과 함께 굉장히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데 2019년 식약처에서 허위 과대광고 행위를 집중 점검해 13개 제품과 해당 제품을 판매한 업체 24곳을 적발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역시 수소수가 아토피나 천식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떠한 학술적 근거도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으므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지급하며 살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탄산수는 탄산가스 외에는 식품첨가물이 없어야 하고, 레몬·자몽·라임 향들이 들어간 제품은 탄산수가 아니라 탄산음료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탄산수를 선택할 때는 되도록 향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시면 트림이 나와 소화가 잘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 탄산수와 소화의 상관관계는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탄산수 자체로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탄산수가 일반 물에 비해 치아를 약간 부식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탄산음료가 100배 가까이 치아를 부식시킨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치아에 대한 영향은 탄산음료에 비해 미미하다.

2017년 미국 치과협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탄산수가 일반 물에 비해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지만 인간의 치아에 손상을 줄 정도가 되려면 100년 이상 매일 마셔야만 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생수에 비해서 치아 표면을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탄산수를 마신 후에도 가볍게 물로 헹구는 게 낫다. 생수보다는 덜하지만 음료수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탄산수에 설탕이나 향이 추가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으니 구입 시에는 식품 표시를 꼭 확인해야겠다. 또한 탄산수는 소화기관에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기 때문에 가스가 차거나 배가 더부룩해질 수 있어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연구 결과들이 조금씩 더 나오고 있으니 기다려보자.

갈증 잘 못 느끼는 어르신들, 규칙적으로 물 챙겨 마셔야

우리 몸의 수분이 부족할 때 갈증을 느끼게 된다. 갈증은 매우 중요한 우리 몸의 신호이다. 몸속 수분이 부족할 때 혈액이 농축되고 혈액 안의 물질들이 침샘으로부터 물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입 안이 마르게 된다. 수분 부족으로 인해 혈액의 부피가 줄어들고 혈압이 감소한 것을 뇌의 시상하부에서 감지해서 신경 신호를 통해 전달하는데 이것이 바로 갈증이다.

수분 부족이 빨리 채워지지 않아 탈수되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갈증은 탈수의 첫 번째 신호인데 이미 우리 몸의 전체 수분량 중 두 컵 정도의 수분을 잃어버렸다는 것으로, 빨리 물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갈증을 느낄 때 바로 물을 먹을 수 없거나, 특히 갈증 신호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이 시기를 놓치면 탈수가 진행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갈증 신호를 놓치면 탈수가 진행된다. 체중의 1% 정도 수분을 잃으면 두통, 피로감, 기억력 저하, 심박수 증가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2% 정도를 잃으면 신체적인 기능의 약화가 시작된다.

따라서 갈증을 느낄 때면 반드시 바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어르신들의 경우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둔화되어 있으므로 갈증 여부와 상관없이 매일 꾸준히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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