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4.03 03:00
한·미·중·일·독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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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가 유럽·미국을 넘어 남미·인도까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은 공포에 휩싸여 추락했고, 투자은행들은 실업률이 치솟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전 세계로 번지는 바이러스의 맹공에 세계 각국은 '수퍼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공동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미국 역사상 최대인 2700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독일은 1500조원 규모의 대책을 내놨다. 한국 정부 올해 예산(512조원)의 몇 배나 되는 규모다. 오석태 한국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초유의 '글로벌 헬리콥터 머니(시장에 돈을 뿌리는 방식의 부양책)' 실험"이라고 이름 붙였다. 리처드 실라 뉴욕대 명예교수는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길어진 것은 각국 정부가 돈을 덜 풀었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미국의 2700조원 대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염병은 종종 세계사 흐름을 바꿨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숨지게 한 흑사병은 '검역' '격리' '수용'이란 개념을 낳았다. 미국에서 창궐해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을 숨지게 한 스페인 독감은 전염병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계 설비 투자를 늘리게 해 미국의 산업화를 앞당겼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세계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
①기업: 달러 비축 늘릴 듯
WEEKLY BIZ 인터뷰에 응한 한·미·중·일·독 경제 전문가들은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상화하면서 기업들이 현금 비축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치사율이 더 높은 에볼라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며 "기업들이 비상금으로 현금 자산을 더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기업들의 현금 수요가 달러화에 몰리며 미국의 달러 패권이 지금보다 더 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과 회사들은 이번에 목숨이 걸린 극단적 경제 상황에 부닥치자 금도, 비트코인도 아닌 달러와 미국 국채만 찾았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풀고 나서야 세계 금융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면 향후 달러 수요가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오키나 구니오 교토대 공공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팬데믹의 일상화에 대비해 "기업과 정부가 전염병 사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②노동: 재택근무·자동화 확산
실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노동시장과 기업의 사업 방식이 확 바뀔 것"이라고 예견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류는 비자발적 재택근무 훈련에 들어간 상태다. 팔순의 경제사학자인 실라 교수는 "내가 스마트폰 앱으로 화상 미팅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며 "재택근무도 충분히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처음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늘리고 사무실 임차료 등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용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라 교수는 기업들이 자동화와 AI(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근로자를 기계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격의료, 온라인 학습도 새롭게 부상할 업종으로 꼽혔다.
③중국: 글로벌 영향력 유지할 듯
코로나 사태 초기엔 기업들이 중국의 공장을 국내로 옮겨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번 사태 이후에도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건재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위춘하이 중국 인민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수요는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어 중국 시장의 기여도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나중에 닥칠 후폭풍도 우려했다.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한 나라는 재정이 망가져 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각국이 감염자 통제에 정보통신과 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세계가 '패놉티콘(감시자가 보이지 않는 원형 감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로 번지는 바이러스의 맹공에 세계 각국은 '수퍼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공동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미국 역사상 최대인 2700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독일은 1500조원 규모의 대책을 내놨다. 한국 정부 올해 예산(512조원)의 몇 배나 되는 규모다. 오석태 한국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초유의 '글로벌 헬리콥터 머니(시장에 돈을 뿌리는 방식의 부양책)' 실험"이라고 이름 붙였다. 리처드 실라 뉴욕대 명예교수는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길어진 것은 각국 정부가 돈을 덜 풀었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미국의 2700조원 대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염병은 종종 세계사 흐름을 바꿨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숨지게 한 흑사병은 '검역' '격리' '수용'이란 개념을 낳았다. 미국에서 창궐해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을 숨지게 한 스페인 독감은 전염병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계 설비 투자를 늘리게 해 미국의 산업화를 앞당겼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세계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
①기업: 달러 비축 늘릴 듯
WEEKLY BIZ 인터뷰에 응한 한·미·중·일·독 경제 전문가들은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상화하면서 기업들이 현금 비축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치사율이 더 높은 에볼라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며 "기업들이 비상금으로 현금 자산을 더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기업들의 현금 수요가 달러화에 몰리며 미국의 달러 패권이 지금보다 더 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과 회사들은 이번에 목숨이 걸린 극단적 경제 상황에 부닥치자 금도, 비트코인도 아닌 달러와 미국 국채만 찾았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풀고 나서야 세계 금융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면 향후 달러 수요가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오키나 구니오 교토대 공공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팬데믹의 일상화에 대비해 "기업과 정부가 전염병 사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②노동: 재택근무·자동화 확산
실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노동시장과 기업의 사업 방식이 확 바뀔 것"이라고 예견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류는 비자발적 재택근무 훈련에 들어간 상태다. 팔순의 경제사학자인 실라 교수는 "내가 스마트폰 앱으로 화상 미팅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며 "재택근무도 충분히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처음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늘리고 사무실 임차료 등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용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라 교수는 기업들이 자동화와 AI(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근로자를 기계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격의료, 온라인 학습도 새롭게 부상할 업종으로 꼽혔다.
③중국: 글로벌 영향력 유지할 듯
코로나 사태 초기엔 기업들이 중국의 공장을 국내로 옮겨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번 사태 이후에도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건재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위춘하이 중국 인민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수요는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어 중국 시장의 기여도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나중에 닥칠 후폭풍도 우려했다.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한 나라는 재정이 망가져 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각국이 감염자 통제에 정보통신과 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세계가 '패놉티콘(감시자가 보이지 않는 원형 감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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