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기업이 경쟁자 집어삼켜… 이들을 쪼개야 소비자 편익 늘어"

입력 2020.03.20 03:00 | 수정 2020.03.20 03:07

[Cover Story] 빅테크 규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

스콧 갤러웨이(Galloway) 미 뉴욕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는 골리앗 테크(tech) 기업들을 향해 끊임없이 돌팔매를 던지는 다윗이다. 그는 테크 기업 '빅4'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을 '4대 기수(four horsemen)'로 비유한다. 4대 기수란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표현. 각각 정복과 전쟁, 기근, 죽음을 가져온다는 존재다. '빅4'가 사회에 음울한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블룸버그
갤러웨이는 4대 테크 기업이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면서 신생 창업가들 사기를 꺾는다고 비판했다. "플랫폼에서 긁어모은 막대한 데이터로 우월한 전략을 짜고, 온갖 인재를 빨아들여 조직을 다진다"면서 "투자자들 관심도 온통 이들에게 쏠려 있다"고 말했다. 4대 기업 시가총액을 합하면 3조달러 이상. 한국 국내총생산(GDP)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거대 테크 기업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난쟁이들을 상대로 힘자랑하는 치사한 거인"이란 얘기다.

크기만이 문제는 아니다. 아마존은 부가가치세(sales tax)를 회피하고 직원을 쥐어짜며 유통업계를 초토화해 실직자 수십만 명을 양산한다. 애플은 프라이버시를 핑계로 연방 정부에 테러리스트 정보 제공을 거부하며, 페이스북은 애들이 올린 사진과 글을 분석해 기업에 팔아넘긴다. 구글은 독점 기업인데도 막대한 로비와 소송전을 통해 제재를 피해 다닌다. 갤러웨이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구글 사훈) 같은 미사여구에 속지 말라고 충고했다.

거대 테크 독점으로 신생 기업 줄어

그는 미국 내 신설 법인 수가 과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게 이런 거대 테크 기업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거대 테크 기업은 플랫폼을 무기로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쓸만한 신생 기업들은 품 안으로 다 빨아들인다"면서 "이들을 분할한 다음 시장 질서를 경쟁 체제로 재편해야 소비자 편익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 와츠앱과 인스타그램을 떼어내고, 구글과 유튜브는 각각 독립된 회사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거대 테크 기업들은 소규모 고액 연봉 일자리를 나눠 가질 뿐 실질적 고용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1500억달러 회사 유니레버는 직원이 15만명인 반면, 4800억달러인 페이스북은 4만명에 불과하다.

갤러웨이는 종종 거대 테크 기업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언하면서 화제를 뿌리기도 한다. 아마존이 식음료 사업 보강을 위해 홀푸즈마켓을 사들일 것이라 점쳤는데 그대로 들어맞았다. 페이스북 암호 화폐 리브라에 대해 "태어나자마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아직까진 맞는 분위기다. 올해는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헬스 테크를 선보이고, 음향 기기 회사 소노스를 4대 기수 중 한 곳에서 인수하겠다고 전망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애덤 뉴먼(위워크 전 CEO)과 함께 법정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의 다음 인수 대상으로는 유통업체 노드스트롬을 꼽았다. 우버가 우버이츠를 매각한 뒤 음식 배달 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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