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社內 문화를 혁신한다

    • 프레데리크 페르트 구글 최고혁신전도사

입력 2020.02.21 03:00

[WEEKLY BIZ Column]
임원이건 인턴이건 신입에 프로펠러 모자… '질문 이해해 달라' 뜻
실패한 아이디어는 '망자의 날'에 棺으로

프레데리크 페르트 구글 최고혁신전도사
프레데리크 페르트 구글 최고혁신전도사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기업이 100년 이상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내 혁신이 필요하다. 기업 내 혁신을 창출하는 것은 기업 성공과 장기적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소비자의 요구와 기대치가 계속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업 또한 소비자에게 맞춰 변화해야 한다. 혁신적인 기업 문화 속에서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추구할 자유를 누리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과감한 아이디어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기업 내 혁신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는 큰 투자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다. 하지만 혁신은 강요한다고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반드시 자생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이 직접 나서 직원들과 공감하고 폭넓게 사고하며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그와 관련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자생적 혁신을 이끄는 비법이다. 또 기업이 100년 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을 만들 수 있는 고유한 사내 문화가 중요하다. 그 고유한 기존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하고 사내 문화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이야말로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잠재력을 지닌 것이다.

초보적 질문도 당당하게

예를 들어 구글은 고유한 사내 문화를 만들고 직원들의 호기심과 지속적인 학습을 권장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직원들은 비전과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책임 의식, 지원이 있는 환경에서 더욱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직원들의 참여를 진작시키기 위해서 세 가지 접근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첫째, 조직 내 구성원이 공통된 비전으로 기업의 지향점을 알고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화 속에서 직원이 자신의 업무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를 장려해 직원들이 실험적 시도를 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할 때 불안해하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준다.

이런 접근 방식이 유형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업 특유의 문화 리추얼(rituals·의식 절차)이 필요하다. 문화는 느낄 수는 있지만, 보이진 않는다. 바람 같은 것이다. 하지만 바람을 활용하면 날 수도 있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듯이 리추얼을 활용하면 기업 문화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리추얼의 예시 중 하나는 구글의 신입 사원 환영 절차가 있다. 구글에 신입 사원이 입사하면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를 쓰게 한다. 새로운 직원이란 뜻이다. 고위급 임원이건 인턴이건 모두 써야 한다. 이들에게 모자를 씌우는 이유는 "모르는 게 많아서 질문이 많을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뜻이다. 모자를 쓰게 되면 초보적 질문도 당당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상명하복이 뚜렷한 하향식 의사소통 문화 조직일 경우에는 이런 리추얼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구글의 자회사 '엑스'의 리추얼을 들 수 있다. 많은 아이디어 중 어떤 것은 성공적으로 실현되지만, 어떤 것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엑스는 '망자의 날'을 정하고 모든 직원에게 실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이메일 내용이 적힌 종이와 외장 메모리 등 어떤 형태로든 가져오라고 한다. 그리고 기업 내부에 있는 관(棺)에 그것을 넣고 태우며 함께 축하한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년간 노력한 아이디어가 실패하면 마음이 아프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리추얼을 통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주고 혁신을 계속 만들 수 있도록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것이다.

기업 문화는 혁신과 성장의 바탕

리추얼이 문화를 형성하는 일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러 리추얼에 대한 실험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30일간의 실험 기간이 지나면 기존의 문화가 바뀌었는지 혹은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는지 간단히 평가해야 한다. 기업 스스로가 질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리추얼이 효과가 없었다면, 기업이 이와 관련된 변화를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기반해 리추얼을 설정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 시스템 '구글가이스트(GoogleGeist)'를 통해 직원들의 피드백을 취합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 같은 리더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리추얼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방성 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리더가 직접 이를 소개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팀원들 입장을 고려해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문화가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혁신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계속 일궈나갈 수 있게 하는 기업 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혁신이 통한다. 리추얼은 그 기업 문화를 정의하고 기업 내 직원들의 유대감을 유의미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형성하는 의미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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