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도 살아났어요… 소니 상표권 취득한 중소기업, 중저가 음향기기로 부활 성공

입력 2020.02.21 03:00 | 수정 2020.02.21 18:44

한때 소니 그룹의 일원이었던 일본 음향기기 브랜드 아이와(AIWA)는 실적 악화로 소니 그룹에서 방출된 바이오와 묘하게 닮았다. 1969년 소니(SONY) 그룹의 품에 안긴 아이와는 라디오카세트와 CD플레이어 등 앞선 기술력과 품질로 2000년대 초까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한때 매출 3000억엔(약 3조2330억원)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미국 영화 '백 투 더 퓨처'에는 주인공이 아이와 로고가 새겨진 워크맨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음향기기 시장이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들로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아이와는 2008년 생산이 중단되는 굴욕을 겪었다.

2017년 4월 소니 제품을 위탁 생산하던 중소기업 '도와다 오디오'는 소니가 가진 아이와 상표권을 취득한 뒤 신생기업 '아이와'를 설립했다. 아이와의 부활은 음향 브랜드로 도약을 노리던 중소기업과 한때 음향기기 명가였던 기업의 참신한 결합으로 평가받는다. 아이와의 미쓰이 도모나리 사장은 중장년층 세대에서 얻은 높은 인지도를 발판으로 음향 품질에 집중한 중저가 음향 기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아이와는 2017년 12월 CD플레이어를 결합한 카세트기기를 발매했다. 소니가 아이와 제품 생산을 중단한 지 10년 만이다. 최근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CD와 카세트테이프처럼 옛날식 음악 재생 기능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듣는 디지털 흐름도 놓치지 않았다. 2018년에는 무선 블루투스 스피커도 출시했다.

미쓰이 사장은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기보다 베테랑 음향 엔지니어 10여 명이 제품 기획을 맡도록 했다. 품질관리를 위해 제품 생산도 일부 중국 공장 생산을 제외하곤 자사 주력 공장으로 집중시켰다. 미쓰이 사장 자신도 전자부품 업체에서 CD·DVD 개발에 평생을 몸담은 오디오 전문가다.

아이와는 틈새시장도 공략했다. 최근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정전 시 임시 통신수단으로 라디오가 재조명받고 있다. 아이와는 일본 공영방송 NHK 등이 주도하는 방재 키트 사업에 자사 라디오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백투더 퓨처'에 등장한 아이와 워크맨 제품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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