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계속되면 대출 금리 오른다"

입력 2020.02.07 03:00

[Cover Story]
프린스턴大 마커스 교수의 '금리 역전'

프린스턴大 마커스 교수
프린스턴大 마커스 교수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학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 버블(거품), 금융 위기, 통화정책 등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인 프린스턴대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금리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면 오히려 금융 완화 효과 대신 긴축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극단적인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사라지고 은행의 수익이 나빠져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고 본다.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시중은행들이 정책 목표대로 움직여줘야 하는데, 오히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액이 줄어 들어 중앙은행의 의도와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커스 교수가 2016년 금리 역전(the reversal interest rate)이라고 부른 이 주장은 학계에서 많은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2019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언급하면서 금융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본은 1990년대 말 8개 보험사가 연이어 파산한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엔 지방 은행은 물론 3대 메가뱅크도 선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금융계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져 마커스 교수의 이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마커스 교수의 주장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에도 충분히 늘고 있는 데다, 상당수 금융회사는 저금리 환경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유럽은행은 기업들의 예금에 이자를 주는 대신 보관료를 물리고 있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 등 유럽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손실을 벌충하려 기업뿐 아니라 거액 자산가에게도 보관료를 물리기로 하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손실을 전가하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결국 대출을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게 마커스 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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