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는 거시경제의 수수께끼 올해도 지속"

입력 2020.0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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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태 한국SG증권 이코노미스트

오석태 한국SG증권 이코노미스트
오석태 한국SG증권 이코노미스트 /김연정 객원기자
"마이너스 금리는 거시 경제 최고의 수수께끼입니다. 예금을 하는데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는 세상이죠. 하지만 올해도 초저금리 추세는 이어질 겁니다."

오석태 한국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3100만 고객을 보유한 프랑스의 글로벌 금융 그룹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020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작년(2.6%)보다 낮은 2.4%로 예상했다. 지난해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미국은 2.3%→0.7%, 중국은 6.1%→5.8%로 예상했다. 우한 폐렴 사태 이전에 나온 수치라 실제로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작년 말 세계 경제가 잠깐 좋았는데 올해는 성장세가 꺾인 중국에 미국까지 무너지며 '더블 딥(double dip)'이 예상된다"고 했다. 더블 딥은 경기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따라 세계 금리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연 1.50~1.75%에서 0.50~0.75%까지 4차례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제로 금리까지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호황을 이어온 미국 경제에 불황(recession)이 닥칠 겁니다. 올 2분기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커요." 그는 그 이유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투자 부진과 우한 폐렴을 꼽았다. "작년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을 보면 수출과 소비는 괜찮았는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부진했습니다. 올해도 소비는 탄탄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부진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우한 폐렴에 대해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ICT(정보통신 기술) 산업의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부품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미국 등 글로벌 ICT 업체들이 제품 공급에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2003년 사스 때보다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고 미·중 간 의존도가 당시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은 미·중 무역 갈등은 양국이 조절 가능한 리스크였지만 우한 폐렴 사태는 예측하기 어렵고 전 산업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V자로 전망했다. 3분기에 바닥을 찍은 뒤 금리 인하의 동력을 받아 내년 초부터 상승하는 형태다. 그는 초저금리 시대의 그늘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이 저금리로 경기를 떠받쳤지만 부동산, 주식 등의 가격이 펀더멘털 대비 너무 올라 금융 불안이 우려됩니다. 수명 연장에 따라 늘어나는 금리 생활자(은퇴자)들의 고통도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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