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감독하는 일본의 AI 로봇

    • 마크 길버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20.02.07 03:00

[WEEKLY BIZ Column]

마크 길버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강아지 모양의 작은 로봇 아이보(Aibo)를 기억하는가. 1999년 소니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개인 로봇 말이다. 일본 후생연금펀드(GPIF)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미즈노 히로씨는 아이보가 각별히 필요했다. 그는 소니 연구소에 AI(인공지능) 강아지 '사이버하운드'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GPIF의 자산 1조6000억달러를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들을 감독하기 위해서다.

AI 강아지 훈련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이 강아지는 안전지대에서 옆길로 새는 펀드매니저들을 잡아낼 수 있다. 과거 실적 자료를 근거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을 선별하는 작업도 도울 수 있다. 심지어 수익 창출에 있어 운과 기술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미즈노씨는 3월까지 이어질 이 AI 강아지 프로젝트가 "자금 운용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니 컴퓨터 과학 연구소는 최근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내용이 꽤 놀랍다.

이 시스템은 소니가 말하는 딥러닝 시스템을 사용한다. 당초 현금 흐름, 배당수익 등 7개 전산 투자 스타일을 활용해 주식 1000주를 대상으로 교육을 받았다. 이후 GPIF의 기존 외부 매니저로부터 실제 포트폴리오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인간과 AI 간 차이가 나타났다. 인간 펀드매니저는 제대로 된 일보다는 잘못된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AI는 인간들의 이러한 성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간 펀드매니저들은 사전에 허가를 받은 분야 이외의 분야에서 자금을 운용하면서 놀라운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데 이때에는 미래에 터질 문제의 씨앗도 함께 잉태한다. 인간 감독자들은 이윤이 손실로 바뀔 때까지 이러한 문제의 씨앗을 감지하지 못하지만, AI는 서서히 변화하는 투자 스타일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AI 감독자는 수십억달러의 자산이 어떻게 인간의 능력보다 더 잘 투자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할 수 있다.

하지만 AI 로봇에도 문제는 있다. 이 시스템의 사용자들은 시스템을 움직이는 신경망을 내용을 알 수 없는 '블랙 박스'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즉 이 시스템에 주입되는 입력 자료와 시스템에서 나오는 출력 자료는 명확히 할 수 있지만 중간 처리 과정은 알 수 없다. 그것은 공익에 기초해 운영되므로 투명할 의무가 있는 GPIF와 같은 기관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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