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브렉시트로 낙원을 잃었다

    • 해럴드 제임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입력 2020.02.07 03:00

[WEEKLY BIZ Column]

해럴드 제임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굿바이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시행됐다. 영국 사람들이 유니언잭을 흔들고 건물들은 색색의 조명으로 빛난다. 이런 희망적 분위기는 사실 놀랍다. 2016년 국민투표에서 'EU(유럽연합) 탈퇴'(52%)가 '잔류'(48%)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이후 브렉시트는 영국 국민을 양분시킨 이슈였다. 이후 EU를 떠나려는 시도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했다. 의회는 심하게 분열돼 출구 협상마저 승인할 수 없었다. 대중은 점차 격렬해졌다. 세계인들에게 영국은 해체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2019년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와 보수당이 승리했다. 많은 이는 이를 영국의 정치적 지향점이 바뀌는 장대한 전환이라고 해석했다.

1970년대 이후 유럽에 대한 논쟁은 브렉시트를 '경제적 필요(통합의 경제적 이익)' 대 '정치적 선택(초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주권 행사)'의 문제로 규정하는 데 기여했다. 마거릿 대처 총리는 갈라진 양쪽 모두에 섰다. 그는 유럽 경제 공동체에서 영국의 가입을 위해 열정적으로 캠페인을 벌였고 1986년 유럽을 자유시장으로 이끈 단일 유럽법을 추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88년 연설에서 그는 "영국의 운명은 영국이 공동체의 일원인 유럽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도 '유럽 단위의 집단주의와 협동주의'를 거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유럽 경제의 문제가 표면화됐다. 재정과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조달한 대규모 공공 지출은 약한 고리가 됐다. 외부 자금은 고갈됐고 정부는 긴축 정책을 추진했다.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삭감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정치적 선택'에 대한 요구가 다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존슨 정부는 '정치적 선택'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긴축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낙후된 북부 공업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규모 공공 투자를 약속했다. 이렇게 늘어난 지출은 사회적 화합으로 이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유로운 선택'을 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대처 총리를 잊은 듯하다. 곧 상쇄 효과의 시기가 올 것이다.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은 다른 많은 것을 버리는 것이고, 어떤 선택이든 미래의 선택 범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은 브렉시트가 국가 분위기를 끌어올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조만간 어려운 경제 현실이 나타날 것이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View & Outlook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