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 강타할까

    • 웨이샹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입력 2020.02.07 03:00

[On the Economy]

바이러스, 2월 절정 달한뒤 4월쯤 잡힐듯
中, 인터넷쇼핑 등 발달로 타격 제한적
美·유럽 경제 타격은 中의 5분의 1 수준

웨이샹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인한 혼란은 2003년 사스(SARS) 사태 당시의 공포와 불확실성을 떠오르게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과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과연 그런 우려들이 정당한 것일까.

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2월 둘째 주나 셋째 주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중국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모두 4월 초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잡혔다고 선언할 것으로 본다. 이런 시나리오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지 제한적인 수준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중국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마이너스 0.1%포인트 정도로 작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올 1분기는 연간 기준으로 1%포인트 정도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2~4분기에 고성장하면서 마이너스를 대부분 상쇄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춘제와 방학 기간에 유행하면서 가게나 식당, 여행지 등에 손님이 뚝 끊기고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음 3가지 요소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제한할 것이다.

첫째, 사스 사태 때와 달리 지금 중국 사람들은 인터넷 쇼핑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감소 상당 부분이 온라인 매출의 증가로 상쇄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 여행을 취소한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다시 떠날 것이다. 여행을 갈 만큼 형편이 좋은 중국 사람들은 이미 휴가 여행의 예산을 짜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장들은 이미 춘제 기간에 조업 중단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생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 기관과 학교도 바이러스와 무관하게 휴업을 계획했었다. 최근 당국이 휴업 기간의 연장을 발표했지만 회사들은 올 하반기에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악영향은 식당과 호텔, 항공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 당국은 과거 사스 사태 때보다 더 빨리 '정보 통제'에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로 태세 전환했다. 확진자·의심 환자를 격리시키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통해서 전염병을 조기 종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셋째, 중국과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15일 1단계 무역 협정에 서명했는데 참으로 운이 좋았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마스크와 의약품 수입을 크게 늘려 바이러스 사태를 타개하는 동시에 미국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하겠다는 약속도 지킬 수 있다.

바이러스가 중국 외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제한적일 것이다. 그동안 주요 중앙은행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모델을 개발해왔다.

대체로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미국이나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5분의 1 수준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낮출 경우,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0.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계산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나라들에는 널리 퍼지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물론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바이러스가 중국과 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중국 당국이 통화와 재정 확대 카드를 쓸 여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공공 부채 비중은 여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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