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향 황금 비율·이물질 100% 검출… 푸드테크에 뛰어든 기업들

입력 2020.02.07 03:00

구글 딥러닝 기술 응용… 이유식 불량품 식별
간장·식초 등 담긴 카트리지 8~12개로 조미료 프린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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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냉동식품 기업 니치레이의 기술팀 연구원이 콧구멍에서 빠져나가는 향의 양을 측정하고 있다. ② 식품 기업 큐피의 한 직원이‘인공지능 식품원료 검사장치’로 식품에 섞인 이물질과 불량원료를 선별하고 있다. ③ 신흥 푸드테크 기업이 최근 개발한 조미료 프린터. / 니치레이·큐피·루나로보틱스
1996년 영국 노팅엄대 앤디 테일러 교수는 공기 중 미량 성분을 분석해 특정 향기의 양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에 주목한 건 일본의 대형 냉동식품 기업 니치레이다. 그동안 식품 기업 대부분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미각 센서로 측정해 식품 개발 힌트를 얻었다.

반면 니치레이는 구강 내에서 콧구멍으로 빠져나가는 향이 맛에 영향을 주는 후각의 작동 원리에 주목했다. 니치레이는 2008년 테일러 명예교수와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에 니치레이는 카레 향을 입안에서 오래 지속시키는 고수와 울금(카레의 주성분)의 황금 비율을 밝혀내 저지방 카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식품에 이물질이나 불량 원료가 섞이는 문제는 식품 기업들의 오랜 숙제다. 지난해 9월 식품의 이물질을 100% 검출해 내는 새로운 AI(인공지능) 식품 원료 검사 장치가 일본의 식품 공장에 등장했다. 마요네즈로 유명한 일본 식품 기업 큐피가 구글, 히타치 등과 손잡고 개발한 장치다.

이미 유럽 업체들의 검품 장치들이 시판 중이었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선별 정확도도 높지 않자 큐피는 2016년 아예 직접 개발에 나섰다. 이 기기는 구글의 딥러닝 기술 도입이 특징이다. 정상품 데이터를 기계에 학습시켜 '나머지는 불량품'으로 식별하는 방식이다. 큐피는 지난해 식품 안전에 가장 까다로운 이유식 제품 공정에 이 기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8년 설립된 일본의 푸드테크 기업 루나로보틱스(Luna Robotics)는 최근 조미료 프린터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간장과 미원, 맛술, 식초, 맛국물 등 기본 조미료를 담은 카트리지 8~12개가 장착돼 새로운 배합의 소스를 만드는 기기다. 루나로보틱스는 각 조미료의 배합 비율에 따라 치킨 너깃 소스와 샐러드드레싱 등 1500여 종류의 소스 배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기업은 전용 앱을 구비해 레시피 동영상을 터치만 하면 추천하는 배합의 조미료가 추출되는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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